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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오판, ‘이란과 충돌’ 키웠다… ‘격한 보복 공격’ 예상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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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를 초긴장 상태에 빠뜨린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은 이스라엘의 치명적 오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본토 공습을 부른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폭격’ 전 이스라엘 정부가 ‘소규모 보복’만 예상하고 작전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대(對)이란 재보복도 ‘주체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또 다른 판단 착오가 양국의 전면전을 유발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이스라엘 이란 등 관련국 정부 관리들과의 익명 인터뷰를 토대로 “이스라엘은 이란영사관 폭격이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실행 직전까지 미국에 미리 알리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직접 충돌을 경계해 온 미국으로선 허를 찔렸다는 얘기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실행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이란영사관 폭격을 2개월 전부터 계획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이 표적이었고, 작전은 지난달 22일 전시 내각에서 승인됐다. 이스라엘 내부 문서에는 이란의 대응이 ‘대리세력 등의 소규모 공격’에 그칠 것으로 기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응과 관련, 당초 ‘10발 이하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로 예상했다가 ‘60~70발’로 수정됐다고 한다.
그러나 완벽한 오산이었다. 자헤디 사령관 등 이란인 7명이 숨지자 IRGC는 13일 밤~14일 새벽 무인기(드론)·미사일 320기를 사용,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했다. 대부분 요격돼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규모로는 ‘격렬한 보복’이었다. 이스라엘 관리도 NYT에 ‘이란의 대응 수준을 잘못 판단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이란영사관 폭격 작전은 실행 몇 분 전에야 미국에 통보됐다. 화들짝 놀란 미국 정부 인사들은 겉으로야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했으나 사적으로는 아무 상의도 없었던 데 대해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오랜 적국인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 의사를 사전 통보한 반면, 긴밀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을) 철저히 감췄다. 미국 관리들은 ‘이상하고 불편한 입장’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마이웨이’ 고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한 뒤 “(우방국의) 다양한 제안과 충고에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이란에 대한 대응은 (이스라엘)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만류와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도 이날 “이스라엘이 13, 15일 하려던 이란 공격을 잇따라 연기했다. 하지만 재보복 자체는 이미 결정됐고 시기 문제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불안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은 복수를 했고, 이스라엘은 공격 격퇴를 얘기할 수 있으며, 미국은 ‘이란 억제·이스라엘 방어에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지금은 모두의 ‘승리’지만 또 다른 보복전이 일어나면 전 세계적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이나 스트롤 전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도 “이스라엘은 국가 간 폭력의 새로운 순환을 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산발적 교전과 관련한 계산 착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이스라엘 북부 국경 마을에 가해진 헤즈볼라의 드론 공습으로 이스라엘 군인 14명 등 18명이 다쳤다. 헤즈볼라는 전날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공습으로 3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시작 때 비공식적으로 설정된 교전 수칙 내에서 싸워 왔으나 양측 역시 오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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