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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서 무전기 샀다가 '형사처벌'?... 중국발 직구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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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48)씨는 얼마 전 초등학생 아들과 무전기 놀이를 하려고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어린이 무전기'를 검색해 구매했다. 그러나 이씨는 배송받은 지 얼마 안 돼 새 상품을 서랍 속에 넣어 둬야 했다. 국내에서 무전기를 작동하려면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해외 직접구매(직구) 제품은 송출값, 주파수 등이 한국 기준과 달라 사용하다 자칫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최근 알리, 테무 등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이 늘어날수록 부작용도 속속 드러나는 중이다. 낮은 품질 못지않게 국내 규제와 맞지 않는 상품을 버젓이 팔아 비판받고 있다. 특히 아동이 즐겨 찾는 일부 제품은 형사처벌까지 가능한데도 안내 문구 하나 없이 판매해 피해가 우려된다.
18일 알리·테무에서 '어린이용'으로 검색해 일부 장난감을 살펴보니, 구매 유의사항 등이 기재되지 않은 제품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런 물건을 무턱대고 샀다간 문제가 된다. 가령 실제 총기와 비슷하게 생긴 어린이용 장난감 총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 외형상 실물 총기로 오인될 정도의 형태를 갖춘 모의총포 수입을 불허한 탓이다. 구매자들 사이에서도 "장난감 총기 통관 통과는 복불복"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통관이 쉽지 않지만, 상품 설명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
어린이용 선물로 인기가 많은 드론도 마찬가지다. 개인이 해외에서 드론을 구매할 때 1대에 한해 전파인증이 면제된다. 여러 개를 사려면 반드시 전파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로 간주된다. 그러나 중국 쇼핑몰에선 아무런 고지 없이 드론을 수량 제한 없이 팔고 있다.
이미 이들 플랫폼은 아동용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됐다. 서울시 조사에서 어린이·생활용품 4개 중 1개꼴로 허용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나왔다. 기준치를 무려 56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현행 수입 시스템을 손볼 때가 됐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국내 업체는 안전, 환경 기준 등에 부합하는 국가통합인증마크(KC마크)를 획득해야 상품을 수입할 수 있지만, 해외직구는 개인 용도면 일부 제품에 KC 인증을 면제해 주고 있다. 과거 해외직구 비중이 높지 않고 피해도 개인에게 국한되는 현실을 감안한 건데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6조7,5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이 중 중국발 구매가 3조2,873억 원으로 전년보다 121.2% 폭증하며 전체 직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든 중국 플랫폼 수입 제품에 KC 인증을 의무화하기는 어렵더라도 어린이, 노약자 등 안전 취약계층이 쓰는 제품에만큼은 이른바 '중국발 안전 인증마크'를 받은 물품만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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