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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발달장애 근로자 키워낸 보호작업장 '소울베이커리' KT희망나눔인상

입력
2024.04.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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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보호작업장, 발달장애인 6,000여 명 거쳐가
모든 제빵 공정에 장애인 노동자 참여... "수혜 대상 넘어 주체"

소울베이커리 근로장애인 보호자모임 대표 김영희(왼쪽)씨와 김혜정 소울베이커리 원장이 KT희망나눔인상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그룹 제공

소울베이커리 근로장애인 보호자모임 대표 김영희(왼쪽)씨와 김혜정 소울베이커리 원장이 KT희망나눔인상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그룹 제공


27년째 발달장애인을 고용·훈련해 경제적 자립을 도와 온 보호작업장 '소울베이커리'가 KT희망나눔인상을 받는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18일 올해 두 번째 희망나눔인상 수상자로 소울베이커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소울베이커리는 1997년 경기 고양시에 설립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애덕의집 보호작업장'이다. 발달장애인을 고용·훈련할 뿐 아니라 노숙인과 소외 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직업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에게 보호가 가능한 조건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임금과 훈련을 받게 하면서 여건이 더 좋은 경쟁적 작업장으로 옮겨갈 수 있게 돕는 곳을 가리킨다. 소울베이커리에는 월평균 40여 명의 발달장애인이 일하고 있으며 27년 동안 이곳을 거쳐간 발달장애인은 6,000여 명에 이른다.


경기 고양시 장애인 보호작업장 '소울베이커리'에서 빵 생산 공정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노동자들.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제공

경기 고양시 장애인 보호작업장 '소울베이커리'에서 빵 생산 공정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노동자들.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제공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대개 장애인에게 단순 작업을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소울베이커리는 핵심 작업인 반죽과 오븐 굽기 등 모든 공정에 장애인이 참여해 작업 능력과 자립심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베이커리 교실'을 운영해 지역사회 내 제과·제빵에 관심이 있는 장애 아동과 청소년을 해마다 100여 명씩 모아 체험과 직업 탐색의 기회를 준다.

품질에 대한 평가도 좋다. 친환경 국내산 재료를 쓰기 때문에 두레생협,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친환경 급식업체 등 곳곳에 납품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고양시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축하 선물로 쌀케이크를 제공하고 2010년부터는 노숙인과 시각장애인에게 빵을 후원하는 나눔 활동도 진행 중이다.

1999년부터 운영을 맡아 온 김혜정 소울베이커리 원장은 "장애인은 수혜의 대상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소울베이커리에서는 발달장애인이라도 주체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을 위한 자립 지원은 물론 다양한 나눔 활동으로 많은 이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KT희망나눔인상은 2021년부터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 데 이바지한 사람 또는 단체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만든 상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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