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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이상한 소리가 나요. 스트레스 때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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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돌발성 난청, 스트레스가 원인
책임감 강한 30~50대, 집중 발현
삶의 행복, 내면에서 찾아야
<사진이 들어갈 곳>
Q : 50대 중년 남성입니다. 최근 업무상 과로가 이어지고 스트레스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쌓였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려 잠도 부족한 나날이 이어지던 중 갑자기 귀가 꽉 찬 느낌이 들더니 가볍게 어지럼증이 발생했습니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갑자기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요?
A : 배터리가 떨어지면 전원이 꺼지듯 우리 몸도 과로나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이상이 생긴다. 그리고 ‘돌발성 난청’도 그 결과물 중 하나다. 확실한 원인 없이 갑자기 잘 들리지 않거나 이상한 울림(이명)이 들리기도 하고 현기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하며 3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돌발성 난청을 호소하는 환자 수가 매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보감'에서는 귀가 막히는 증상을 이렇게 풀이한다. “오장의 기가 궐역(厥逆)하여 귀로 들어가 귀가 꽉 막혀(비색·痞塞) 들리지 않는데 이때는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궐’(厥)은 기(에너지)가 다해서 소진된 상태를 말한다. ‘역’(逆)은 이렇게 소진된 상황을 회복하고자 무리하게 반전을 꾀하는 상태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귀의 문제를 신장 부신 기능의 약화로 연결해 해석한다. 부신 기능이 떨어지면 몸은 에너지를 생성할 때 더 많은 힘을 들이고 급기야 ‘열’(火)이 솟구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스트레스, 과로로 열이 난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상태다.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허열’(虛熱ㆍ음 양 기 혈이 부족해 나는 열)이라고 한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부신 기능을 떨어뜨리고 귀 상태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본 것이다.
흥미롭게도 돌발성 난청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공통점이 있다. 사회생활에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실남ㆍ성실녀라는 점이다. 이들은 대체로 일에 대한 책임감이 지나치게 강하다. 가뜩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를 하면서도 이미 ‘과잉 적응’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몸이 피로와 고통, 불면 등 아무리 경고 메시지를 보내도 이를 무시하거나 외면하기 일쑤다.
기쁨, 분노 등 일상적인 희로애락의 감정은 최소화하고 억누른 채 묵묵히 업무를 이어가는 경향도 강하다. 야근과 회식, 음주, 골프 등 무리한 일정이 이어져도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는가 하면 “가장이라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조금 피곤하다고 쉬는 것은 게으름이다”라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태도는 더 무리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동반하고 결국 이명과 현기증을 반복해 경험할 뿐이다.
안타깝지만 돌발성 난청이 한번 발현하면 완전한 회복은 힘들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생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금세 악화된다. 그래서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침을 놓고 약을 처방하면서 꼭 당부하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자신을 채찍질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자기 기쁨보다 일과 주변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지나치게 혹사하지 말아야 한다. ‘어깨 힘을 빼자’ ‘좀 더 마음 편하게’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성격과 사고방식을 직시하여 무리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둘째,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일과 시간에 쫓기다 보면 가장 먼저 희생하는 것이 식사와 수면시간이다. 이런 습관은 건강 리듬의 파괴로 이어져 귀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율신경의 부조화를 유발하기 쉽다. 결국 몸의 리듬이 이어지고 멍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병으로 이어진다. 청력은 밤에 힘을 축적한 뒤 낮에 사용하는 배터리와 같다.
셋째, 몸이 보내는 크고 작은 경고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공복감과 피로감을 무시하고 계속 무리하면 결국은 심신의 고장을 초래한다.
넷째, 스포츠나 취미 활동으로 기분 전환을 하거나 몸과 마음을 수시로 재충전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감정에 좀 더 솔직해야 한다. 물론 이성이 감정을 통제할 필요는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스트레스로 이어져 귀 건강을 해친다.
동양의 탈무드 '채근담'을 보면 ‘가정에 참 부처가 한 명씩 있고, 일상에도 참된 도가 있다’(家庭 有個眞佛, 日用 有種眞道)는 구절이 나온다. 행복과 보람을 밖에서 찾으려 하기보단 가정과 가족 그리고 나에게서 찾으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갑자기 찾아온 돌발성 난청을 다스리는 데도 이 말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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