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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자의 절친' 영국 왕자…여성 언론인들이 그를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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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앤드루 왕자는 해군에서 22년을 복무했다.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포클랜드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불륜과 이혼 등 사생활 문제로 도마에 오르곤 했던 형 찰스3세보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형보다 나은 아우였던 그는 영국 왕실에서 쫓겨난 신세가 됐다. 결혼한 둘째 아들에게 주어지는 요크공작 작위를 박탈당했고, 전하라는 호칭이 붙지도 않는다. 앤드루 왕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앤드루 왕자는 미국 금융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과 절친한 사이였다. 대서양을 오가며 쌓은 우정은 어느 날 왕자를 위협했다. 엡스타인은 아동 성범죄자였다. 그는 유명인들을 자신의 별장에 초청해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엡스타인의 초청자 명단에는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전직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앤드루 왕자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2019년 나왔다.
왕자는 추문을 부인했다. 엡스타인이 범죄자로 드러난 이후 관계를 끊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앤드루 왕자와 엡스타인이 함께 찍힌 사진이 보도되면서 의혹은 사실이 돼 갔다. 엡스타인이 출옥한 이후 사진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프로그램 ‘뉴스나이트’ 팀의 섭외담당 프로듀서이자 여성인 샘 매컬리스터(빌리 파이퍼)는 앤드루 왕자를 인터뷰하려 한다.
왕자와의 인터뷰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다. 평소에도 방송 출연을 꺼리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시선이 집중돼 있는 시기였으니까. 샘은 앤드루 왕자의 홍보담당 측근을 설득한다. 인터뷰가 왕자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면서.
영화는 뉴스나이트 팀원들과 앤드루 왕자 쪽을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양쪽은 창과 방패 같은 입장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한다. 뉴스나이트는 단독 인터뷰라는 큰 건의 성사에 더불어 왕자의 치부를 포착해내려 한다. 왕실 사람들은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언변 좋은 앤드루 왕자가 카메라 앞에 서면 국민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영화는 2019년에 있었던 실화를 화면에 복원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영국 왕실의 인식을 드러낸다.
앤드루 왕자와 측근들은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기뻐한다. 뉴스나이트 팀원과 국민은 다르게 생각한다.
반려견과 출근하는 뉴스나이트의 중견 앵커 에밀리 메이틀리스(질리언 앤더슨)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20년 전 입사했을 때만 해도 반려견과 출근은 꿈도 꾸지 못했어.” 왕자는 에밀리가 인터뷰장에 오자마자 나무라듯 한마디 한다. “바지를 입었네.” 인터뷰 승자는 이미 예정돼 있었던 셈이다. 샘의 끈질긴 섭외는 왕실이라는 보호막에 숨어있던 왕자의 단죄로 결국 이어진다.
여성 저널리스트들의 분투에 초점을 맞췄다. 샘은 싱글맘이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직장 일과 집안일을 병행한다. 명품을 즐기는 화려한 외모의 샘은 보수적인 BBC에서 튀는 인물이다. 그가 앤드루 왕자 인터뷰라는 특종을 이끄는 과정은 시대의 변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칼칼한 목소리의 질리언 앤더슨이 시선을 잡는다. 인기 드라마 ‘엑스파일’ 속 스컬리 요원의 면모는 찾기 힘드나 더 단단해진 연기에 눈길이 간다. 허구를 최소화해 전해서일까. 소재는 흥미로우나 전개 방식은 그다지 극적이지는 않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8%, 시청자 63%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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