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유가 들썩... 유류세 인하 2개월 더 연장

입력
2024.04.15 13:30
수정
2024.04.15 13:3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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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휘발유 25%, 경유·LPG 37%↓
세수 부담 불가피... "물가 안정 최우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대응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대응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한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 등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리터(L)당 휘발유는 205원 인하한 615원, 경유는 212원 내린 369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73원 낮춘 130원 등 현행 인하율을 6월 말까지 유지한다.

이번이 9번째 연장으로, 역대 최대치·최장기 인하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21년 11월 유류세를 20% 최초 인하, 이듬해 5월 감면폭을 30%로 확대하고 같은 해 7월엔 탄력세율을 동원해 최대 인하폭인 37%까지 늘렸다. 지난해 1월부터 휘발유는 25%로 인하율을 축소했으나, 경유·LPG는 여전히 37%다.

유류세 인하기간 및 인하폭단위 : 원/L

구분 2021. 11. 12. ~
2022. 4. 30.
2022. 5. 1. ~
2022. 6. 30.
2022. 7. 1. ~
2022. 12. 31.
2023. 1. 1. ~
2024. 6. 30.
인하폭 20% 30% 37% 휘발유 25%
경유·LPG 37%
휘발유
(인하 전 820)
656
(164↓)
573
(247↓)
516
(304↓)
615
(205↓)
경유
(인하 전 581)
465
(116↓)
407
(174↓)
369
(212↓)
369
(212↓)
LPG
(인하 전 203)
163
(40↓)
142
(61↓)
130
(73↓)
130
(73↓)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작된 202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관련 세입은 3분의 1 이상(5조8,000억 원) 줄었다. 세수 부족 우려가 크나 이미 중동 사태로 들썩이는 유가가 고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어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1,500원대 중반 수준이던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L당 1,691원으로 1,7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범정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24시간 금융·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하며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선 에너지·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며 "상황별 대응계획에 맞춰 신속 대응하고,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선 적기에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 유가가 안정 흐름을 보일 때 원칙에 맞게 조정해야 했는데 시점을 놓쳐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올해 세입 예산안도 유류세 인상을 전제로 책정돼 있어 마이너스 발생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세수 회복에 장애가 되겠지만 유가가 수출과 물가에 큰 타격을 주는 만큼 당분간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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