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만수무강 위해 건배"... 5년 만의 정상회담 향하는 북중

입력
2024.04.14 15:30
수정
2024.04.14 15:36
12면
구독

북한 김정은, 중국 서열 3위 자오러지 회동
"북중 친선 불패성 과시, 결실 이어질 것"
떠나는 자오러지 직접 배웅... 각별한 의전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뉴시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뉴시스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끝으로 사흘간(11~13일)의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양국은 자오 위원장의 방북을 계기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끊겼던 북중 간 인적·경제적 교류 회복의 물꼬를 튼 것은 물론, 5년 만의 북중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교감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전날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3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자오 위원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북중관계 발전은) 불변하고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며 "두 당, 두 나라의 공통된 의지가 '조중 친선의 해'의 책임적인 진전과 성과적인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위원장의 이번 방북에 이은 양국 간 '추가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면담·오찬·배웅... 김정은의 각별한 의전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회동한 뒤 차를 타고 떠나는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 위원장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회동한 뒤 차를 타고 떠나는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 위원장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에 자오 위원장은 "새로운 정세에서 중국은 양국 최고 지도자의 숭고한 의지와 양국 인민의 염원에 따라 조선(북한)과 양국관계의 더 큰 발전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며 "올해 중국은 (수교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공동으로 조직할 의향이 있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이날 면담 뒤 오찬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만수무강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외치며 시 주석을 한껏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오찬장을 떠나는 자오 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함께 걷는 모습과 차량을 타고 떠나는 자오 위원장을 직접 배웅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한국의 국회의장 격이자 중국 권부 서열 3위인 자오 위원장을 맞아 '접견·오찬·배웅'으로 이어지는 각별한 의전을 제공한 셈이다.

북중회담·북러회담 '꽃놀이패' 쥐는 북한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보스토치니=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보스토치니=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외교가는 북중 수교기념일인 오는 10월 전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으로선 코로나19 확산 기간 다소 멀어진 북중관계를 회복, 대(對)한반도 영향력을 재차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수교 70주년이었던 2019년 1월 중국을 방문했고, 시 주석은 같은 해 6월 북한을 방문했다. 올 하반기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5년 만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시진핑·푸틴이라는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올해 하반기 북중 정상회담과 북러 정상회담이 연달아 성사된다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뒷배 연합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신들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해 북러 간 밀착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북한은 이 점을 이용해)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후원자가 북한을 두고 경쟁하는 냉전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