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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김계환 사령관, 총선 직후 "말 못하는 고뇌만 가득"

입력
2024.04.13 10:27
수정
2024.04.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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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다음날 내부전산망 글 올려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지난해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지난해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총선 다음날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 가득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령관은 지난 11일 해병대 내부 전산망에 '격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해병대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합니다'는 제하의 지휘서신을 올렸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가 정쟁의 회오리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며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이 가득하다"고 적었다.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사건 특검을 예고한 만큼 내부를 다독이려는 목적에서 글을 쓰면서도,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서 복잡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령관은 채상병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출국 금지 상태에서 해외 출장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사령관은 "더욱 안타까운 것은 현재의 상황이 누가 이기고 지는 시소게임이 아니라 해병대가 무조건 불리하고 지는 상황"이라며 "해병대에게 큰 아픔과 상처로 남겨질 것이 자명한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미래 역사에 기록될 해병대 도전 극복의 또 다른 역사가 될 것"이라며 "사령관은 그 어떤 과정과 결과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사령관은 영광스럽고도 명예롭지만 무겁고도 두려운 직책"이라며 "특히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도 벅차기만 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병대 구성원들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어떠한 흔들림에도 거리낌 없이 해병대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각각의 위치와 직책에서 해야 할 것만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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