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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고물가... 멀어진 美금리 인하, 돌아온 강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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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크게 튀어 오르면서 '6월 금리 인하론'이 단숨에 수그러들었다. 달러 상승의 반작용으로 원화 가치는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한국 금리인하 가능성도 축소되는 분위기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9.2원 오른 1,364.1원에 마감했다.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3월 중순 1,310원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지표가 거듭 발표되자 연고점을 경신하며 우상향하는 중이었다. 견조한 경제는 물가를 올리고,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①전날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일말의 낙관론마저 꺾어 버렸다. 중동 전쟁 우려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끈적한 주거비에 3월 CPI 상승률(전년 대비)은 예상(3.4%)보다 높은 3.5%를 기록했다. 그러자 6월 인하 가능성은 하루 만에 56%에서 16%로 줄었고, 금리 동결 가능성은 83%로 치솟았다(시카고 상품거래소 '페드워치'). 사실상 6월 인하론 철회다.
②간밤 공개된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까지 찬물을 부었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지속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FOMC 위원들은 "최근의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내려갈 것이라는 확신을 높이지 못했다"고 직격했다.
달러 가치(달러 인덱스)가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105로 2포인트 급등해 원홧값을 떨어뜨린 건 이 때문이다. 엔화 약세도 극심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53엔을 웃돌며 3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지표(벤치마크) 금리로 이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장중 5개월 만에 처음 연 4.55%를 뚫었다.
달러의 '나 홀로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진호 우리은행 연구원은 "유럽이나 일본 대비 미국 성장세가 우월하다는 점이 국가 간 금리 차이를 크게 만들면서 강달러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치사슬(밸류체인) 변화로 미국 경제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7월 한국 금리인하 가능성'도 덩달아 멀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물가를 끌어올린 국제 유가는 우리 물가에도 위협 요인인 데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높여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수 둔화가 5개월 연속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 자체 동력으로 원홧값을 끌어올리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은 "한국은행이 8월 또는 10월 금리를 1회 인하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다만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장중 하락폭을 축소하며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집에 2,700선을 지켰다(마감가 2,706.96). 4월 반도체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45.5% 늘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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