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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량지수(BMI) 35 이상 ‘고도 비만’이라면 ‘비만 대사 수술’ 적극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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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몸속 지방이 근육량보다 훨씬 많은 상태를 말한다. 성인 비만 유병률은 38.4%(2021년 기준)인데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대한비만학회). 비만은 체형 문제 외에도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 질환과 10가지 이상의 암을 일으키고 우울증·관절염·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비만 대사 수술 전문가’ 박영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비만은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 질환뿐만 아니라 각종 암을 일으키는 만병의 근원”이라며 “비만 대사 수술은 미국립보건원(NIH)이 가장 효과적인 고도 비만 치료법으로 꼽을 정도로 안전하고 효과 좋은 비만 치료법인 데다 건강보험 적용도 되기에 이 수술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만 대사 수술은 누가 받아야 하나.
“비만은 체내 염증 반응 및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2형 당뇨병과 심근경색, 뇌졸중, 각종 암 발병률을 높이며, 자존감 저하와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비만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을 6단계로 나눈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고도 비만)이다.
BMI가 35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는 스스로 식습관을 조절하기 힘들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지방간·수면무호흡증·다낭성 난소증후군(비만이면 생리 불순 등의 증상이 발생) 등의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다면 외과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만 대사 수술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은 이 수술을 지방 흡입술 정도로 여긴다. 지방 흡입은 신체 일부분의 피하지방을 줄이는 미용 수술인 반면, 비만 대사 수술은 위를 축소하거나 우회해 체중과 내장 지방을 낮추고 대사증후군을 호전시키는 수술이다. 또한 비만 대사 수술은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고도 비만이나 병적 비만 환자에게만 시행된다.”
-비만 대사 수술 효과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비만 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해보니 평균 체중은 108.4㎏, BMI는 평균 39.3㎏/㎡로 매우 높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비만 대사 수술인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한 결과, 체중은 수술 3개월 후 19.5㎏, 6개월 후 26.4㎏, 1년 후 29.9㎏ 줄었다. BMI로는 순서대로 18%, 24%, 27%씩 감소했다.
이처럼 효과가 매우 좋지만 단 음식이나 고칼로리 음식을 걱정 없이 먹어도 살이 저절로 빠지게 해주는 마법 같은 수술은 아니다. 비만 대사 수술 원리는 늘어난 위를 절제함으로써 전보다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소식(小食)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해도 과식하거나 과자·초콜릿 같은 단순당 식품을 자주 먹으면 수술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비만 대사 수술은 곱하기(x) 효과가 있다고 환자들에게 설명한다. 수술 전에 100만큼 노력해 100의 효과가 있었다면 수술 후에는 같은 노력으로 300~400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조절을 하지 않는 등 노력이 0이라면 곱하기를 아무리 해도 결과는 0이 된다. 따라서 비만 대사 수술 후 소식하는 식습관을 잘 체득한다면 체중을 크게 감량할 수 있고, 게다가 운동까지 병행하면 원하는 체중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
비만 대사 수술 후 병원 외래를 꾸준히 찾는 것도 중요하다. 체중 감량이 잘 된다고 진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종종 있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올바른 식습관을 잘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술 효과가 좋은데 위험하거나 수술비가 많이 드는 것 아닌가.
“간혹 ‘수술 효과가 좋으면 그만큼 위험하다’고 걱정하는 환자가 있다. 그러나 비만 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합병증 발생률 등 모든 지표가 더 낫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여러 차례 이미 실렸다.
대표적인 비만 대사 수술법인 위소매절제술은 복부에 1~4개의 절개창을 뚫는다. 절개창을 1~2개만 뚫는 걸 ‘축소 포트 위소매절제술’이라고 하는데 이 수술법으로는 주요 합병증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출혈·감염 등 기타 합병증 발생은 1.3%에 그쳤다. 수술 후 흉터도 티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비만 대사 수술 안정성이 증명되면서 고도 비만 치료법 중에 유일하게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관련 합병증(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수면무호흡증 등)이 있거나, BMI 27.5㎏/㎡ 이상이면서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이 있다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수술할 수 있다.
거의 복강경 수술로 진행되고 전체 비용도 300만 원 정도(건강보험 적용 시)여서 연간 2,500례 정도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미용 수술과 동일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고, 심지어 의사 중에서도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비만 대사 수술은 어떤 게 있나.
“크게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위우회술로 나뉜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세로로 절제해 위 용적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잘 늘어나지 않도록 신축성도 줄이는 수술법이다. 반면 루와이위우회술은 위를 작게 잘라 식도와 연결된 위 주머니를 만들고 이 위 주머니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이는 섭취된 음식이 위를 건너뛰고(우회하고) 바로 소장으로 넘어가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위소매절제술과 달리 일반적으로 위를 절제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위소매절제술 비중이 루와이위우회술보다 높다. 전 세계적으로는 6대4 비율로 위소매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아시아권에서는 비만 대사 수술의 70~80%를 차지한다. 아시아권에서 루와이위우회술이 적게 시행되는 이유는 수술 후 남은 위를 위 내시경으로 관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은 위암 발병률이 높기에 위내시경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위 내시경으로 남은 위를 관찰할 수 없어 자칫 위암을 초기에 놓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이 오래돼 고용량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위식도역류증이 심해 위소매절제술을 받기 어려울 때 등 제한된 상황에서만 루와이위우회술을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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