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퇴계 이황은 성관계 지존"… 안동 유림 "정치인 자격 미달"

입력
2024.04.09 09:07
수정
2024.04.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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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출간 책에 언급된 내용 논란
"퇴계 이황 앞마당 나무 흔들렸다"
유림 사회 "근거 없는 모독" 반발
"후보 사퇴, 문묘 찾아 사과 요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여대 미군 성상납', '박정희 위안부 성관계' 등 잇단 막말로 질타를 받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이번엔 자신의 책에서 조선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언급해 논란이다. 유림사회는 김 후보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2022년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서 퇴계 이황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책에서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김 후보가 2년여 기간 동안 유튜브 방송 '히히히스토리'에서 발언한 역사 관련 내용을 묶은 것이다.

김 후보 발언에 유림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안동지역 유림 인사들의 모임인 '안동유교선양회'는 8일 입장을 내고 "퇴계 이황 선생은 조선 성리학을 완성한 우리나라 대표적 유학자로 선생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이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인물"이라며 "(해당 발언을 한 김 후보는) 나랏일을 하려는 정치인의 자격 미달"이라고 비난했다.

도산서원도 서명을 내고 "근거가 있을 수 없는 (김 후보의) 황당한 주장은 민족정신의 스승이요, 도덕 사표인 퇴계 선생을 근거 없이 모독하는 있을 수 없는 언어폭력"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퇴계 선생은 학문과 인격 및 일상생활에서 독실한 실천으로 후세나 현세의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추앙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안동 유림과 도산서원, 예안 지역 유림 등을 비롯한 국내 유림 인사들은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성균관 문묘에 배향된 퇴계 선생을 찾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권에서도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동 국민의힘 안동 예천 후보도 성명을 내고 "김 후보가 퇴계 선생을 모독한 것은 안동 시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독립운동의 성지인 안동의 정신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며 나선 김 후보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대해 안동 시민 중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김 후보는 같은 책에서 "유치원의 뿌리가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같은 날 국회에서 김 후보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김 후보는 과거 여성비하 발언 등 끝없는 막말 논란에 서있다. 특히 2022년 8월 14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씨가 해방 이후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시켰다"고도 주장했던 것이 알려지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는 결국 사과했지만 후보직 사퇴는 하지 않았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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