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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구 반핵 네트워크의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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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미국 핵폭탄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채굴된 우라늄을 원료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국가 중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전무하다. 풍부한 우라늄과 미국에서 도입한 원자로 기술, 이스라엘의 은밀한 기술원조로 1970년대 핵무장에 성공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89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진해서 핵을 폐기했고, 리비아 역시 2003년 핵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인도 작가 겸 인도주의 활동가 아룬다티 로이는 핵무기야말로 백인우월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누가 핵을 개발-보유할 수 있고 어떤 국가와 민족이 핵 공격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누가 핵실험에 희생되고 있는지를 정하는 바탕에 인종주의가 있다는 의미였다.
아프리카통일기구(OAU) 회원국들은 196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정부수반회의에서 아프리카비핵화 선언을 채택했다. 대륙의 모든 국가가 상이한 이념과 이해로 인해 냉전의 거대한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릴지언정 최악의 경우에도 핵폭풍만은 면하자는 공감대였다. 아프리카 각국은 1975년 유엔총회 결의와 OAU 차원의 잇단 회담-선언-결의를 거쳐 1996년 남아공 펠린다바에서 저 조약을 마련했다. 펠린다바는 남아공 원폭 개발 주체인 원자력연구센터가 있던 곳. 조약은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영토(내해와 영해, 군도 수역과 영공 해저 포함) 내에 평화적 목적 이외의 핵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무기 및 부품의 연구 개발 제조 비축 획득 실험 보유 통제 배치와 폐기물 투기를 금했다.
아프리카는 정정이 불안한 곳이 많아 반군에 소형 핵이라도 탈취당할 경우 최악의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물론 작용했다. 54개 주권국가 중 남수단을 제외한 53개국이 조약에 서명했고 현재 43개국이 비준했다. 아프리카는 비핵화에 관한 한 지구에서 가장 선명한 평화주의를 표방하고 실천해 온, 초국가적 반핵네트워크의 거점 대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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