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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더니] "오늘부터 나도 커피 전문가" 스타벅스 '리저브 프리미엄 클래스' 들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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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서울 서대문구 스타벅스 이대R점에 들어서니 직원이 이런 인사를 건넸다. 1999년 문을 연 이 곳은 국내 첫 스타벅스 매장이다. 회사는 이대점을 2014년 고급형 매장인 리저브점'으로 바꿨다. 그윽한 커피 향을 느끼며 2층으로 올라가니 리저브점을 상징하는 커피 바(Bar) 앞에 다섯 명이 앉아있었다. 이들은 스타벅스의 '리저브 프리미엄 클래스' 수강생이다.
기자를 포함한 수업 참가자들 앞엔 일부 리저브 매장에서만 파는 빵과 '커피 여권'이라 불리는 스타벅스 수첩이 놓여있었다. 이 날 수업을 맡은 스타벅스 전국 권역 커피 마스터 미쉘씨는 "배가 적당히 불러야 커피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다"면서 빵을 먹어두라고 했다.
먼저 추출 방식과 원두가 다른 커피 두 잔을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맛 봤다. 산미는 어떤지, 향은 진한지, 질감은 강한지 등 느낀 점을 수첩에 적고 커피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기자는 하루에 커피를 두 잔 이상 마시기 때문에 스스로를 카페인 중독자라 생각하지만 정작 맛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참가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커알못'(커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수강생들은 커피 마시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기로 했다. 그러려면 먼저 "혀를 깨우는 것"이 중요하다. 단맛·짠맛·신맛·쓴맛·감칠맛이 나는 다섯 가지 용액을 마셔보고 어디서 해당 맛이 느껴지는지 '혀 지도'에 표시해 보는 이유다. 쓴맛과 신맛 용액을 마실 땐 인상이 찌푸려졌고 짠맛 용액은 미지근한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아 살짝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다음엔 향 맡는 법을 배웠다. 커피는 입으로 한 번, 코로 한 번 마신다는 얘기가 있다. 그 만큼 풍미가 중요하다는 뜻. 36개 아로마 키트를 맡아보고 꽃향·과일향·견과류향 등 9개 카테고리로 나누면서 후각을 단련한다. 하지만 '그 향이 그 향처럼' 느껴져 구별은 쉽지 않았다.
혀도 코도 훈련했겠다 이제 다시 커피를 시음할 차례다.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수업 덕에 나름 자신감도 생겼다. 직원이 내준 커피 두 잔을 마시고 어느 커피가 더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평가해 보기로 했다. 산미 없이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기자는 두 번째 커피를 골랐다. 수업 전엔 커피 맛을 평가할 때 "쓰다"는 말밖에 못했지만 이번엔 "바디감이 묵직하고 초콜릿 향이 나는 것 같다"는 구체적 평가도 덧붙였다.
어깨가 으쓱해진 상태로 직원의 설명을 기다리는데 내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 커피엔 산미가 깊게 느껴지는 원두를 사용했다는 것. 얼굴이 화끈거렸다.
비록 기자는 '커잘알'(커피 잘 아는 사람)이 되는데 실패했지만 독자들을 위해 이날 배운 팁을 소개한다. 맛과 향을 모두 즐기면서 커피를 마시는 방법이 있다. 네 단계를 거친다. 우선 ①커피 향을 먼저 맡고→ ②'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한 입 마시고→ ③입 안에 커피를 그대로 머금은 채 코로 숨을 내쉬어 보고→ ④삼킨 뒤 입 안에 남는 맛을 느껴본다. 후루룩 소리가 나야 하는 이유는 커피가 입 안 가득 퍼질 수 있도록 세게 들이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타벅스가 이런 수업을 여는 이유는 취향에 딱 맞는 커피를 찾으려는 마니아고객층이 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별다방 클래스'를 운영했더니 330여 개 매장에서 4,000명 넘는 고객이 참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열띤 호응에 힘입어 다시 열린 이번 클래스는 한 달 가까이 진행됐다. 앞으로도 스타벅스는 시즌마다 주제를 정해 수업을 운영하고, 이번엔 9개 매장에서만 열렸지만 전국 리저브 매장까지 대상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코리아 정윤조 운영담당은 "앞으로 리저브 프리미엄 클래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스타벅스만의 차별화된 커피 경험을 전파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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