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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 장남과 대전 간 지 일주일 만에 셋째와 판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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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셋째 아들 김동선 부사장과 5일 경기 성남시 판교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찾았다고 그룹 측이 7일 알렸다. 그는 정확히 일주일 전인 3월 29일에는 첫째 아들 김동관 부회장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를 깜짝 방문했다. 5년 넘게 현장에 나타나지 않던 김 회장이 갑작스레 아들들과 함께 잇따라 공개 현장 행보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삼형제의 후계 구도를 확실히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올해 들어 사업장을 찾은 것은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김 회장의 마지막 현장 경영은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 5년 4개월 만이었다.
그룹에 따르면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11월 (주)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공식 출범한 로봇 전문 기업이다. 김 회장은 이날 실무진과 기술 현황, 미래 로봇 산업 전망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어 그는 점심으로 김 부사장이 주도해 지난해 6월 국내에 선보인 미국에 본사를 둔 파이브가이즈 햄버거를 직원들과 함께 먹었다고 그룹 측이 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로봇이 당장 구체적 성과를 내는 푸드테크를 시작으로 방산, 조선, 유통 등 그룹 내 여러 사업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김 회장이 연이어 사업 현장에 아들들과 함께 찾으면서 사업 분야 교통정리에 나섰다고 풀이하고 있다. 장남에게 그룹의 방산과 항공·우주를 맡기고 둘째 아들 김동원 사장에게 금융 계열사를, 김 부사장에게 유통·로봇 사업을 책임지게 하는 구도가 또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남이 총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자회사인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떼어내 신설 지주사를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신설 지주회사는 삼남 김 부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로봇 사업과 연관성이 더 크다.
다만 아직 시장의 판단은 유보적이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인적 분할로 방산 등 주요 사업의 밸류를 정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는 긍정 평가와 '분할 비율이나 사업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 분할 가능성이 언론을 통해 거론된 2일 하루 만에 전날 대비 15.31%(24만5,000원) 급등했다가 이를 공식화한 5일 9.96%(21만2,500원)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한화갤러리아도 김 부사장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적극 사들이고 있지만 주가는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5년 이상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았던 김 회장의 공개 현장 발걸음이 이례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물적 분할 등 추가 조정을 지켜봐야 후계 구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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