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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단체 오폭에도 바이든은 ‘개인적 격분’만... “이스라엘 지지, 왜 못 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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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격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상대로 미국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사가 그에게 있는 것일까?”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가자지구 전쟁 접근법을 두고 던진 질문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오폭으로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활동가 7명이 숨진 비극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개전 후 가장 강한 어조로 이스라엘을 비판한 데 대해서다.
현재로선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지’ 기조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의 한계 또는 딜레마만 노출하고 말았다는 지적이 더 많다.
이날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 변화 여부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성명이 워낙 강경했던 탓이다. 지난 1일 IDF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WCK 트럭을 타고 이동 중이던 영국인 3명, 미국·캐나다 이중국적자 1명 등 총 7명이 사망하자, 그는 이튿날 “분노가 치민다. 이스라엘은 구호 요원과 민간인 보호를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스라엘을 겨냥해 “이번 전쟁은 최악”이라고도 했다. NYT는 “WCK 차량 공격은 바이든의 한계점을 넘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요한 것은 수사(rhetoric)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하면서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구체적 압박과 결합하기를 꺼리고, 점점 모순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짚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적 격분일 뿐”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렛대를 사용하는 걸 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분노가 정책적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을 줄이려는 조짐조차 없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WP에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은 대(對)이스라엘 무기 판매 중단, 또는 여기에 조건을 붙이는 징벌적 조치 부과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NYT는 “바이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대립이 되려 그를 더 다루기 힘들게 만들 뿐이라고 믿으며 ‘공개적 결별’을 계속 주저한다. 너무 조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일단 미국 내 여론이 갈수록 심상치 않다. 2일 바이든 대통령 주최로 열린 무슬림 초청 행사 도중 한 참석자가 ‘항의 표시’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건 상징적 장면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입장에서 미국의 무슬림 유권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역시 남편에게 ‘이스라엘 지지를 이제 그만하라’는 의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폭풍도 거세다. WCK 창립자인 스타 셰프 호세 안드레스는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의도적 공격이었다. 구호 트럭 지붕엔 (WCK) 로고 깃발이 있었는데도, IDF는 체계적으로 차량마다 조준했다”고 주장했다. CNN방송도 “영상 분석 결과, 무인기(드론)가 여러 차례 정밀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경악했다”며 맹비난하고, 폴란드 검찰이 공식 수사에 착수하는 등 국제사회 또한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스라엘 정치 지형 변화가 바이든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라이벌이자 전시내각 각료인 중도파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이날 ‘9월 조기 총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반정부 시위가 거센 이스라엘 상황을 감안하면 ‘총선 실시→정권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미국으로선 ‘말이 통하는 파트너’를 얻게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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