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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 친구지만 에너지와 성향이 다른 고양이들을 위한 놀이법(ft.다묘가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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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귀여운 고양이 자매 ‘앙꼬, 라지’와 함께 사는 4년 차 집사입니다. 앙꼬와 라지 둘은 3세 동갑 친구로, 서로 몸을 비비며 시간 보낼 정도로 사이가 좋습니다. 그런데 서로 성향이 달라 생기는 문제가 있어 사연을 보냅니다. 질문은 크게 2가지예요. 1) 앙꼬는 스코티시 폴드로 관절이 약한 품종입니다. 그래서인지 뛰거나 점프하는 사냥놀이를 크게 즐기지 않아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관절 문제가 있거나, 질병을 진단받은 적은 없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관절에 무리 가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2) 라지는 에너지가 넘치는 데본렉스 품종입니다. 숨을 헐떡일 정도로 사냥놀이를 신나게 하고 나서 잠깐 쉬면 또 놀자고 해요. 혼자보다는 둘이 노는 것을 좋아하며, 사냥놀이도 계속해줘야 합니다. 첫째 앙꼬는 라지를 크게 밀어내진 않지만 하루 중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성향이에요. 앙꼬의 시간을 존중받으면서 활발한 라지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방법이 있을까요? 집사나 앙꼬가 라지와 놀아주지 않으면, 라지는 바닥이나 쿠션, 자신의 겨드랑이, 사타구니 쪽을 계속 핥는 이상 행동을 보입니다. 성향이 다른 앙꼬와 라지 둘을 어떻게 관리해야 모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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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인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이번에는 ‘앙꼬와 ‘라지’ 두 마리 고양이를 키우시는 집사분이 사연을 주셨어요. 보내주신 사진을 보니 두 마리의 귀엽고 다정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고, 결국 다묘가정 집사가 되는 경우가 흔한데요.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다 보니 다묘가정이된 경우 혼자 키울 때보다 특별히 신경 써줄 점들이 많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사연자분의 궁금점을 하나씩 풀어보면서 다묘가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알아보겠습니다.
관절이 약하고 얌전한 고양이와 놀아주는 방법
첫 번째로 스코티시 폴드 ‘앙꼬’를 위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놀이법을 문의하셨네요. 스코티시 폴드는 유전적 요인으로 *연골이형성증(새로운 뼈세포가 형성되지 않는 병)이 잘 발생하는 품종이라, 이로 인해 골관절염을 앓기 쉬운데요. 골관절염이 있을 때도 급성 통증이 없다면 규칙적으로 저강도 혹은 중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삶의 질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골관절염이 있는 고양이에게 운동을 시킬 때는 먼저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미끄러져서 다치지 않도록 바닥에 요가 매트 등을 깔아주세요. 또 운동하는 도중 다치지 않게 먼저 스트레칭을 잘 해주는 것도 좋은데요. 이는 스크래칭(발톱으로 긁는 것)으로 몸을 쭉 펴는 행동을 통해 스트레칭을 유도할 수 있어요. 집안 곳곳에 수직형과 수평형 스크래쳐를 잘 혼용해서 배치해 둔다면 고양이가 스스로 기지개 펴듯 몸을 쭉쭉 잘 늘일 수 있을 것입니다.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있거나, 체중이 증가한 경우 고양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때 고양이가 잘 놀 수 있도록 장난감으로 사냥을 모사해서 유인하고, 포상해주어서 놀이를 독려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즉, 사냥 놀이 같은 것을 할 때도 최대한 사냥감의 모습을 잘 따라 해주는 것이 필요한데요. 사냥감을 숨겼다가 꺼내기를 반복하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방법 등을 적절히 사용하는 겁니다. 또 두 번째 질문에서 알려드릴 퍼즐 장난감을 이용한 탐색 놀이 같은 것도 격렬한 놀이를 선호하지 않는 고양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앙꼬’가 놀이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단순히 관절이 불편하기 때문인지는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앙꼬’에 비해 ‘라지’의 놀이 욕구가 아주 강한 편입니다. 이 경우 두 고양이를 같이 놀아주다 보면 ‘라지’가 너무 적극적으로 놀이 환경을 차지해서 ‘앙꼬’가 놀이에 참여할 기회를 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앙꼬’도 처음에는 몇 번 놀이에 참여해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이후에는 지레 놀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의심된다면 둘을 분리해서 따로 놀아주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앙꼬는 앙꼬대로 놀이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라지는 추가적인 놀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고양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또 ‘라지’에 비해 ‘앙꼬’가 얌전한 기질이라면 ‘라지’에게 하는 방식으로는 앙꼬가 놀지 않을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놀이를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앙꼬가 놀이를 시작하기까지는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집사가 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히 고양이를 유혹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일단 놀이에 참여하더라도 앙꼬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놀이 시간을 짧게 마무리하고 끝날 때 바로 작은 간식 조각으로 포상하거나 칭찬해 주어서 놀이 활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계속 심어주세요. 대신 놀이 시간을 자주 나누어서 갖는 편이 더 좋습니다.
활동적인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놀아주는 방법
두 번째로는 ‘라지’의 스트레스를 언급하셨는데요. 활동적인 고양이라 스트레스를 안 받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런 고양이들도 스트레스받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또 사연처럼 과도하게 핥는 것은 대표적인 강박 증상의 하나입니다.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의심해 볼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고양이가 어떤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먼저 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활동량이 충족되지 않는 것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 생각된다면, 일단 하루에 수차례 집사와의 낚싯대 놀이 시간을 충분히 가져 줍니다. 놀이 시간은 주로 새벽이나 저녁, 주무시기 전과 같이 고양이가 주로 사냥 활동을 하는 시간대를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늘 정해진 시간대에 놀이를 해야 고양이가 이어질 놀이 일과를 기대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견딜 수 있답니다. 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앙꼬와는 분리해서 강력하게 놀아주는 시간을 따로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격하게 놀아준 뒤에는 꼭 식사시간을 배치해 줘야 고양이가 사냥에 성공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냥에 성공한 느낌은 고양이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채워지지 않는 욕구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이런 사소한 팁도 놓치지 말아 주세요.
추가적으로 라지가 혼자서 놀 수 있는 장난감도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장난감은 평소 밖에 꺼내두면 안 되고, 요일별로 매일 바꾸어서 다른 것으로 꺼내주세요. 라지가 혼자만의 놀이를 끝내면 작은 간식 조각으로 포상해서 ‘혼자 노는 것도 즐겁고 좋은 일’임을 알려주면 좋습니다. 놀이가 끝난 뒤에는 장난감을 꼭 서랍 안 고양이가 볼 수 없는 곳에 보관해 줍니다.
특히 라지와 같이 활동성이 높은 고양이라면 퍼즐 장난감을 잘 이용하는 것도 도움 되는데요. 퍼즐 장난감이란 구멍이 뚫려 있어서 고양이가 뒹굴뒹굴 가지고 놀다 보면 안에서 사료가 톡 튀어나와서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장난감입니다. 평소에 사료를 퍼즐 장난감에 넣어서 집안 이곳저곳에 숨겨두면 고양이가 심심하거나 배가 고파질 때 장난감을 찾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고양이가 사냥감을 탐색하는 본능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이 역시 고양이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퍼즐 장난감을 이용한 탐색 놀이는 첫 번째로 질문해 주셨던 ‘앙꼬’와 같이 격렬한 운동을 선호하지 않는 고양이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시는 집사분의 사연을 다루어 보았는데요. 앙꼬, 라지네뿐만 아니라 다묘가정에서 한 번쯤 알아두시면 유익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이 고양이들과 행복한 가정 이루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고양이들과 집사분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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