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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신경 감작·신경병증성 통증 있으면 인공관절 수술 수 통증 더 심해져

입력
2024.04.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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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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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에 과민 반응하는 중추신경 감작(感作)과 신경 손상으로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을 함께 가진 무릎 관절염 환자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더 심한 통증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추신경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은 중추신경계가 통증에 과민 반응하는 현상으로, 통증을 느끼는 역치(閾値·threshold value·자극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세기)가 낮아져 작은 자극에도 통증이 생기거나 약한 통증도 강하게 느끼게 된다.

신경병증성 통증이란 신경 손상과 비정상적 신경 기능으로 발생되는 만성적 병적 통증을 말한다. 발생 원인은 당뇨병 합병증·알코올 중독 환자의 말초 신경통증 및 허리 디스크에 의한 통증, 항암제 부작용 등 신경병증성 통증 등 다양하다.

인 용(교신 저자)·김만수(제1 저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만수 교수 연구팀이 2019~2020년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316명의 환자를 선별해 중추신경 감작 검사와 신경병증성 통증 검사를 시행했다.

중추신경 감작 및 신경병증성 통증 유무에 따라 4군으로 나누어 수술 후 2년까지의 임상 양상을 비교한 결과, 전체 환자 중 17.4%의 환자에서 중추신경 감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이 모두 발생했다. 중추신경 감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을 느끼지 않은 환자는 전체의 50%에 불과했다.

수술 전 중추신경 감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을 모두 느낀 환자는 수술 후 중추신경 감작만 느낀 환자, 신경병증성 통증만 느낀 환자, 둘다 없는 환자보다 수술 후 2년째 통증·기능 등이 저조한 임상 양상을 보였다.

또한 중추신경 감작만 느낀 환자와 신경병증성 통증만 느낀 환자는 둘다 없는 환자보다 수술 후 2년째 임상 양상이 저조했다.

고령화와 서구화된 생활 방식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국내 환자는 한해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 단계에서 시행하는 수술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특수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20% 정도 환자가 수술 후 기능 평가와 영상의학적 소견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통증 및 불편을 호소한다.

특히 장기간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 중추신경 감작으로 무릎 통증에 예민해진 경우와 신경병증성 통증이 있으면 이런 경향이 더 심했다.

중추신경 감작은 유전적 원인이 없어도 오랫동안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생한 무릎 통증만으로 중추신경 감작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앞둔 환자의 20~30%는 중추신경계가 감작돼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김만수 교수는 “중추신경 감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이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임상 양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최근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 확인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고 했다.

인 용 교수는 “중추신경 감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이 인공관절 수술 후 저조한 임상 결과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실제로 중추신경 감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을 모두 가진 환자는 수술 후 더 저조한 임상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알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정형외과학회지 ‘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American volume’ 신년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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