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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해법, 한의사 활용에 달렸다

입력
2024.04.04 04:30
25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 뉴스1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 뉴스1

의대증원이 2,000명으로 확정돼 학교 배정까지 완료됐지만 의사들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도 의사들의 강경 입장은 변함이 없고 국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의대 신입생이 늘어나도 의료공백은 오히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원된 신입생은 최소 7~8년이 지나야 임상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업 중인 전공의들은 복귀 의사가 없고 인턴들도 다수가 사퇴서를 제출했으며, 의대생 역시 유급을 앞두고 있다.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현재의 의료공백을 심화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래서 의대증원 이외 최소 10년간 의료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의료 공급 확대는 의사 업무를 타 직군에 이양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외국에서도 의대 신입생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간호사, 약사 등 타 직군에 의사 업무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전으로 의사가 크게 부족해지자, DO라 불리는 전통의학 의사와의 통합을 추진했다. 의대와 동일한 교육을 받은 DO들에게 의사업무를 허용한 것이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등이 의사업무의 상당수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게 했는데, 이 역시 부족한 의사 공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향후 10년은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시기다. 80세 이상 고령 노인 비율이 높아지고, 간병비 등 의료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당연히 필수의료 영역에서 의사업무를 수행할 인력을 크게 늘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의료공급 대안은 한의사 활용이다. 한의사는 2만 5,000명 정도가 임상 현장에 있으며 매년 850명씩 신규 배출되고 있다. 특히 한의대 교육과정에서 의대 교육의 상당수를 배우고 있으며 진단과 의료행위에서 중첩 영역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한의사와 한의대를 활용하는 방식은 무엇보다 빠르게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한의사 교육 및 평가시스템을 의대 교육 전문가에게 맡긴다면, 일정기간 추가 교육을 통해 의사 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또 해당 인력 관리를 의과에서 전담하게 한다면, 질에 대한 우려도 사라진다.

반면, 의대 신입생만으로 의사 공급을 늘리는 것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현재 파업을 불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의사들에게도 차선책으로 수용될 수 있다. 정부와 의과, 한의과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의료공급 확충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임장신 교육통합과 의료일원화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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