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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양문석, 손 놓은 당에 속타는 민주당 후보들

입력
2024.04.01 17:10
수정
2024.04.02 02: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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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현장조사, 與 집중공세
김부겸 "곤혹…다른 후보자들도 걱정"
양문석은 뒤늦게 "아파트 처분하겠다"

한 시민이 지난달 31일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홍보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시민이 지난달 31일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홍보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을 코앞에 두고 터진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 대출' 논란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부동산과 대출이라는 민감한 이슈에 양 후보는 "사기가 아니다"라는 등 적반하장 격 대응을 이어가고, 중앙당에서는 의혹을 방관하면서다. 향후 위법 소지가 드러날 경우 당 지지율 전반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양 후보는 뒤늦게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일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 감사에 나섰다. 양 후보는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매수금 31억2,000만 원 중 11억 원을 대학생 신분이던 딸 이름으로 수성새마을금고에서 돈을 빌렸다. 주택 자금으로 사업자운전자금 대출을 받은 것이다. 현재 유학을 떠나 있는 양 후보 딸은 당시 5억2,000만 원짜리 물품구매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이 가운데서도 2억 원은 패션, 주얼리 등 액세서리 구매 계획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사기 대출'에 해당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재옥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조은희 의원 등 여당 일부는 이날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 중앙회를 찾아 김인 중앙회장 등과 50여 분간 면담했다. 조 의원은 "양 후보가 '(대출이) 새마을금고 관례'라고 그랬는데, 새마을금고 측은 관례가 아니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양 후보는 '관례'라는 금고 측 권유에 대출을 받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중앙회 측에 대출에 사용된 사업자등록증 자료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특별위원회'는 양 후보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일단 "양 후보 개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 후보가 워낙 완강하게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천 취소 계획 등도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당내 분위기는 좋지 않다. 특히 국민의힘 후보와 박빙으로 겨루고 있는 수도권 후보들은 양 후보에 대한 여론 추이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수도권의 한 후보 측은 "박빙일 때는 작은 것 하나라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다소 예민해진 분위기를 전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전에 돌입한 뒤 이런 사안이 제기돼 당으로선 상당히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다른 후보자들도 걱정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는 박용진 의원도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라며 "편법을 시인했으면 큰소리칠 입장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양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고 밝혔다. 31억2,000만 원에 매수한 아파트는 현재 40억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양 후보는 "손해가 발생하면 감수하고, 이익이 나면 전액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논란은 선거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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