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 101만 원"... 전국 빌라 10곳 중 7곳이 월세, '역대 최대'

입력
2024.04.01 15:00
수정
2024.04.01 15: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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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아파트 줄고 빌라 고공행진
전세사기·공시가 하락이 부추겨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뉴스1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뉴스1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기피가 심해지면서 2월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70.7%로 역대 최대를 찍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량(아파트·비아파트) 26만2,523건 중 전세는 10만7,811건, 월세(보증금 낀 월세 포함)는 15만4,712건으로 나타났다. 전세는 전달보다 3.9% 줄었지만, 월세는 16.7% 뛰었다. 2월 월세 비중은 58.7%로 역대 두 번째다. 2022년 4월 월세 거래량이 처음으로 전세 거래량을 앞지른 뒤 월세 비중은 빠르게 느는 추세다.

특히 최근엔 빌라 등이 포함된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지난달 전국 평균 70.7%로 역대 최대였다. 2022년 2월 54.6%였던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2월 66%까지 뛰어 이 수준을 오르내리다 올 들어 처음 70% 선을 넘어선 것이다. 서울(69.78%)을 포함한 수도권 67.8%, 지방이 77.5%다. 반면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 월세 비중은 42.4%로 1년 전(43.9%)보다 소폭 줄었다.

월세 비중이 전세 거래를 처음 앞질렀던 2년 전엔 고금리와 임대차 3법에 따른 전셋값 급등으로 자발적 월세족이 많이 생겨났다. 최근엔 빌라를 고리로 한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공시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비아파트 임대차는 전세금반환보증이 필수라 전세보증 기준이 시장 가격으로 굳어져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곧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에 전셋값 하락분만큼 이를 월세로 돌리는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신축 빌라의 경우 보증금을 확 낮추고 월세를 높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지은 지 5년 이내의 서울 시내 빌라는 평균 월세가 101만 원(다방 분석)으로 집계됐다. 빌라 월세 거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는 게 전문가 전망이다.

정부 역시 과도한 전세대출과 전세보증을 활용한 빌라 전세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월세 기반의 '기업형 민간 임대제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자본이 탄탄한 민간 기업이 장기 임대사업을 하면 전세사기 위험을 낮추면서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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