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협상 재개되나… 영구 휴전·철군 놓고 양측 이견은 여전

입력
2024.03.31 09:03
구독

"이스라엘 측, 31일 카이로에 대표단 파견"
25일 협상 결렬… 진전 있을지는 미지수
인도주의 위기 심화 속 2차 국제구호선 출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난 29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를 지나고 있다. 라파=AP 뉴시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난 29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를 지나고 있다. 라파=AP 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31일(현지시간) 휴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구 휴전 등 하마스가 요구하는 전제 조건 자체에 이스라엘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진전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은 31일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 카이로에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모사드·신베트 등 정보기관 수장들을 불러 가자지구 휴전 협상 재개를 승인한 바 있다.

인질 협상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던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직후 중단된 바 있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철수 기한을 정한 뒤 영구 휴전 날짜에 합의하는 단계적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스라엘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 이스라엘은 대신 자국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800명을 교환하자고 역제안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단을 불러들이면서 협상은 다시 좌초됐다.

재개될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마스는 여전히 영구적인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요구하고 있고, 반대로 이스라엘은 이를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조건으로 못박고 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에서 다른 국가로 응급 이송이 필요한 환자가 9,0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폭격으로 인한 부상자는 물론 암 환자 등이 가자지구 내 의료시설에선 치료받을 방법이 없다는 경고다.

한편 기근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식량 등 구호품을 전달할 2차 국제 구호 선박이 가자지구를 향해 출발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에 따르면 이날 쌀, 파스타, 밀가루, 통조림 등 100만끼 이상의 식량과 생필품 등을 실은 선단이 키프로스에서 출항했다. 지난 15일에는 1차 구호선박 오픈 암스호가 가자지구에 도착해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한 바 있다. 이는 이스라엘이 육로를 통한 구호 트럭의 진입을 통제하는 데 따른 우회 지원책이다.

위용성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