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때문에 생긴 '이독성 난청', 치료 후보 물질 선별 쉬워졌다

입력
2024.03.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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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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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인해 발생한 ‘이독성 난청' 치료 후보 물질을 빠르고 정확히 선별할 수 있는 스크리닝 플랫폼이 개발됐다. 이독성 난청은 항암제·항생제 등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귓속 유모세포를 손상해 생기는 난청이다.

최준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연구팀(제브라피쉬중개의학연구소 최준 소장, 한은정 박사)은 제브라 피쉬(zebra fish)의 주류성 움직임을 파악해 이독성 난청 치료 후보 물질을 선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유모세포가 손상된 제브라피쉬에게 다양한 치료 후보 물질을 처리한 후, 약효에 따른 개체의 행동 패턴을 분석했다.

제브라피쉬의 유모세포는 제브라피쉬의 행동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행동 변화를 분석하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독성 난청 치료 후보 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이독성 난청 치료 후보 물질이 처리된 제브라피쉬 개체들의 주류성 움직임을 동시에 비교하기 위해 구역별 유속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었다.

1초당 30프레임 단위로 개체 각도·위치·가속도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제작해 결과치의 정확도를 높였다.

5분간 행동 실험 결과, 정상적인 유모세포를 가진 제브라피쉬 일수록 ㄱ(기역) 패턴의 움직임을 보였고, 유모세포 손상도에 따라 l(일자) 패턴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물 흐름에 대해 뒤로 밀렸다 앞으로 나가는 따라잡기(catchup-behavior) 빈도는 손상도에 따라 급격히 줄었다.

최준 교수는 ”제브라피쉬의 행동 변화를 이용하면 1년 정도 걸리는 쥐 동물 실험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다량의 유효 물질을 선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유모세포 손상 정도를 짧은 시간 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새 지표를 발굴하고 자체 플랫폼을 구축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Expert Systems With Applications’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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