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히 자랐으니 이제 둥지 밖으로 가라"...LG전자 사내벤처 5개 팀 독립한다

'스튜디오341' 프로그램, 사내벤처 육성 후 스핀오프
창업 자금 최대 4억 원 투자..."분사 뒤에도 지속 협력"

LG전자 사내벤처 '엑스업'의 이용수 대표가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스튜디오341' 데모데이에서 골프장 코스관리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사내벤처 독립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사내벤처 5개팀에 스핀오프(분사) 자격을 줬다. LG전자는 금성사 창업 시기의 도전·혁신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사내독립기업(CIC)과 사내벤처를 적극 키웠는데 그 성과가 회사 바깥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28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통해 결정된 6개 팀의 '데모데이'를 열고 스핀오프 자격을 갖춘 5개 팀을 뽑았다.

①저온 유통 솔루션 '신선고' ②골프장 내 잔디를 관리하는 로봇 솔루션 '엑스업' ③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의 기업간거래를 매칭하는 플랫폼 '파운드오브제' ④지역 기반의 음식 픽업 서비스 플랫폼 '큐컴버' ⑤사전 인증과 발권을 통해 공연장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공연예술 모바일 발권 서비스 '마스킷' 등이 선정됐다.

LG전자는 각 팀과 초기 투자 금액 등 스핀오프 조건을 합의하고 올해 상반기 중 분사 절차를 마무리한다. 스핀오프가 결정된 팀에는 LG전자와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업(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공동으로 팀당 최대 4억 원의 창업 자금을 투자한다.

'스튜디오341'은 사내벤처 발굴과 육성을 위해 지난해 6월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1958년 금성사가 처음 설립된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동 341번지에서 따 온 이름으로 금성사 창업 당시의 도전·혁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프로그램에 신청한 110여 개 아이디어 중 1차로 13팀을 뽑은 뒤 지난해 11월부터 6개 팀으로 추려 스핀오프 준비에 들어갔다.

LG전자는 스튜디오341 전에도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해 왔다. 2020년 시작된 'LGE 어드벤처'를 통해 새 사업 기회를 찾았다. 수면 솔루션 '브리즈'를 만든 CIC 슬립웨이브컴퍼니가 이 프로그램 출신이다. LG전자의 CIC 가운데서는 소상공인 대상 광고 제작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엑스플라이어'가 지난해 10월 스핀오프를 완료했다.

엑스업의 이용수 대표는 "초기 아이디어에서 현재 사업 모델로 발전하기까지 회사와 블루포인트의 코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LG전자의 울타리는 벗어나지만 꾸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은 "스핀오프하는 사내벤처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