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부, 3부 간에도 승강제 도입… 세미프로의 '프로' 진입 문 열려

입력
2024.03.28 15:46
수정
2024.03.28 16: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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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출범 44년 만에 1~7부 승강제 도입
"준비 없이 도입하면 승강 거부 사례 나올 수도"

하나은행 K리그2 2024와 2024 K4리그 엠블럼. 대한축구협회 제공

하나은행 K리그2 2024와 2024 K4리그 엠블럼.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7년부터 K리그 2부와 3부 간에 승강제가 실시됨에 따라 국내 세미프로 구단의 프로 진입 문이 활짝 열린다. 같은 시기 세미프로(4부)와 아마추어(5부) 간에도 승강제가 도입된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프로축구연맹과 합의 끝에 2부와 3부 간, 그리고 4부와 5부 간 승강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승강제 도입 시점은 2027년으로, 2026년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승강팀이 결정된다.

프로축구인 1부 리그부터 동호인 축구인 7부 리그까지 국내 성인 축구 전체에 승강시스템이 도입된 건 프로축구가 출범한 1983년 이후 44년 만이다. 현재 국내 축구는 프로(K리그 1, 2부)와 세미프로(3, 4부), 아마추어(5, 6, 7부)로 나뉘어 있으며 승강제는 각 단계에서만 운영됐다.

협회와 연맹의 합의 내용에 따라 3부 팀이 2부로 승격하려면 연맹이 규정한 'K리그 클럽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3부 리그에서 우승을 해야 한다. K리그 클럽 라이선스는 경기장 시설이나 사무국 인력 규모, 유소년팀 육성 등 여러 부문에서 구단이 프로팀으로 갖춰야 할 기본 항목들을 정해놓은 것이다. 만에 하나 2026년 시즌에 기준을 충족하는 3부 팀이 없을 경우, 2부 팀의 강등도 없도록 했다. 2부 최하위팀과 3부 최상위팀 간의 승강플레이오프 시행 및 자동승강 등 세부 시행방법은 추후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4부와 5부 간 승강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5부에서 4부로 승격하는 팀이 생겨도 4부 팀의 강등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세미프로인 4부와 동호회 선수들이 뛰는 5부 간 환경차이를 고려해 일시적으로 강등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승강제를 국내 축구 전반에 도입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아직 2부와 3부는 물론, 4부와 5부 사이에도 격차가 크다 보니 현실적으로 승강제를 도입한다 해도 이를 반길 팀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일련의 준비 없이 무턱대고 시스템부터 도입했다간 과거 고양국민은행, 울산미포조선처럼 승격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양국민은행과 울산미포조선은 각각 2006년, 2007년에 내셔널리그(N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K리그 승격 자격을 얻었지만, 승격을 거부해 징계를 받았다. 당시 승격 거부 사유를 정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운영비 부담 등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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