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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수도권 위기에 '미스터 쓴소리' 유승민 등판 재촉...한동훈 "생각해본 적 없다"

입력
2024.03.26 16:30
수정
2024.03.26 19: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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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척점에 선 '여당 내 야당'
당내 반응 엇갈려

지난 22일 경기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의동(왼쪽)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경기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의동(왼쪽)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총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도 '수도권 위기론'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구원투수로 유승민 전 의원이 부쩍 거론되고 있다. 다시 불붙은 '정권 심판론'을 희석시키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원톱 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카드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지원 요청에 선을 긋고 있어 그의 등판이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하다.

유 전 의원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여당 내 야당' 인사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중도층의 심판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경기지역 출마 후보는 26일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등판할 경우 중도층 확장에 당연히 도움이 된다"면서 "실제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열세인 상황에서 백지장이라도 맞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또한 한 위원장의 '단기필마'로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선거대책위 상황부실장인 홍석준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혼자서) 굉장히 타이트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부족함을 좀 많이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이재명계인 김부겸 전 총리가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대표와 함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연합 편대'를 짰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전 장관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 모두 수도권 격전지 출마자여서 본인 선거를 치르기에도 바쁜 처지다. 여러 지역을 도는 광폭 유세 지원은 엄두내기 어렵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울산 북구 호계시장에서 연단에 올라서고 있다. 울산=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울산 북구 호계시장에서 연단에 올라서고 있다. 울산=뉴시스


선대위 핵심 "유승민에 도움 요청할 계획 없어" 선 그어

당 지도부는 그러나 유승민 등판론에 선을 긋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합류하면 하루이틀 정도는 반짝 관심을 끌지는 몰라도 그다음에 선대위가 한목소리를 내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도 이날 '유승민 역할론'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특별히 생각해본 적 없다"고 거리를 뒀다. 유 전 의원이 평소 소신대로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울 경우 간신히 봉합한 당정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그에게 반감을 가진 대구·경북(TK) 등 보수 지지층이 이탈할 우려도 있다.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이 찬물 더운물 가릴 때냐,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와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는) 총선 승리보다 윤 대통령 심기 경호가 우선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서울 출마자는 "지금 와서 유 전 의원이 등판한다고 선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 전 의원은 28일 경기 화성정 국민의힘 후보인 유경준 의원 지원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유 의원은 대표적인 '친유승민계' 인사로, 당 지도부와 무관하게 개별적으로 유 전 의원에게 지원 유세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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