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전화 와 계속 울더라"…10개월 만 '중국 석방' 속사정

지난해 5월 체포, 중국 공안 조사받아
"잊지 않아준 덕에 돌아올 수 있었다"
"법적 과정 끝나…트라우마 남은 듯"

중국 당국에 구금됐던 축구선수 손준호가 10개월여 만에 풀려나 한국에 도착했다. 사진은 2022년 11월 카타르월드컵 당시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인터뷰하는 손준호. 연합뉴스

중국 교도소에 구금됐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 선수가 약 열 달 만에 석방돼 귀국한 것과 관련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손씨의 심경과 귀국 뒷얘기를 전했다.

박 위원은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를 통해 이날 귀국한 손씨와 통화한 후기를 전했다. 박 위원은 앞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손씨의 석방 소식을 소개했는데, 방송 종료 이후 손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박 위원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손준호 선수였다"면서 "제가 받자마자 (손씨가) 울더라. 다 큰 사람이 울더라. 계속 울면서 '고맙다고, 많은 사람들이 신경 써주고 관심 가져주고 잊지 않아줘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손씨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자체도 긴박했던 것 같다"며 "지난주에 이미 석방이 됐는데 중국에서 비행기 타고 한국에 내리기 전까진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얘기했다가 또 문제가 터질까 봐 무서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에게 물어보니 모든 (법적) 과정은 끝났다고 한다. 다시는 중국 안 가도 되고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하는데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 슈퍼리그(1부)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씨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다. 중국 공안은 손씨가 축구계 승부조작 혹은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됐다고 봤다. 손씨 측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지난해 6월 구금 상태에서 구속수사로 전환했다. 아직까지 손씨의 재판 과정과 결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25일 "중국 당국에 구금 중이던 손준호 선수가 풀려나 오늘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음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도 손 선수의 귀국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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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