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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 SK하이닉스 콕 집어 “한국은 기업 이익 안 해칠 선택 하길”

입력
2024.03.25 20:30
수정
2024.03.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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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견제 맞서 '한국 우군 삼기' 전략
"곽 사장 방중, '민감한 시점'에 이뤄져" 평가
한국 정부에 "기업의 中 투자 자유롭게 해야"

곽노정(왼쪽)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곽 사장은 중국발전포럼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곽노정(왼쪽)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곽 사장은 중국발전포럼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중국 관영 언론이 자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한국 SK하이닉스를 콕 집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막으려 하는 미국에 맞서기 위해 최근 힘을 쏟는 ‘한국 끌어들이기’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5일 논평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의 방중을 거론하며 “SK하이닉스에 있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겠다는 결심을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 사장은 중국발전포럼 참석을 위해 최근 중국 수도 베이징을 찾았다.

신문은 “곽 사장의 (중국) 방문은 한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 제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뉴스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한국이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면 한국 기업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보호할 이성적 선택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중요한 반도체 소비국이고,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치면 생사가 걸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엄포도 놨다. 이어 “급변하는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중국에 투자를 계속하고, 첨단 반도체를 더 개발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한국 정부가 SK하이닉스를 포함, 한국 기업들에 더 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에 자유로운 투자를 허락하고, 기술 업그레이드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자신감도 피력했다. 신문은 “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계속 제한한다면, 한국 기업들은 중국 지방 공급망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한국을 우군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나아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중국과 한국 간 낸드플래시 칩·디램 기술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 국내 공급망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도 지난 22일 곽 사장을 만나 SK하이닉스의 대중 투자 확대, 중국과의 성장 기회 공유 등을 바란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곽 사장은 이에 “중국은 SK하이닉스의 가장 중요한 생산 거점이자 판매 시장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중국에 뿌리내려 더 큰 발전을 이루도록 중국 내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SK하이닉스로선 글로벌 반도체 생산·판매 유지를 위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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