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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갑, 민주당 '텃밭' 표심 흔들... 전국 유일 '30대 후보' 맞대결 [격전지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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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갑은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초강세를 보인 '텃밭'이다. 최근 7차례 총선에서 2008년을 제외하고 민주당 계열이 6번 당선됐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12.61%포인트 차이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3.95%포인트 앞섰지만 이어 열린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와 격차를 14.35%포인트로 늘렸다. 함께 치러진 도봉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1.68%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도봉갑은 이제 누구의 텃밭도 아닌, 선거 때마다 표심이 바뀌는 ‘스윙 스테이트’가 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다. 전국 254개 지역구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양당에서 30대 후보가 출격했다. 4년 전 패배를 딛고 권토중래에 나선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대변인 안귀령 후보가 ‘MZ 세대' 격돌을 펼친다.
공식 선거운동을 사흘 앞둔 25일 아침 출근시간. 김재섭 후보는 지하철 4호선 쌍문역 개찰구 앞에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4월 출산을 앞둔 만삭의 아내가 옆에서 힘을 보탰다. 김 후보는 ‘도낳스(도봉이 낳은 스타)’ ‘듬직한 도봉의 아들’을 자처하며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그는 “저는 정부 심판론이나 견제론을 떠나 당장 당선 이후 ‘골든 타임’에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4년 전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에서 유권자로 살아온 기간이 정치인으로 살아온 기간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지역을 이해하고 있다”며 “당선된다면 시작부터, 첫날부터 능숙하게 지역 현안을 처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귀령 후보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선거운동을 펼쳤다. 언론에는 아예 후보의 동선을 공개하지 않고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 캠프 관계자는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안 후보가) 지역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컷오프 유세단’과 지역을 훑었다. 퇴근시간에는 창동역을 찾아 “안녕하세요. 안귀령입니다”라며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낙하산 공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것이다. 안 후보는 노래교실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주민에게 인사한 것이 적발돼 최근 선관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안 후보의 재산신고내역을 공개하며 “보유 현금 혹은 예금이 ‘0’이다. 얼마 전까지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 이게 가능한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패기 넘치는 두 후보를 바라보는 도봉갑의 민심은 엇갈렸다. 창동 신창시장 인근에서 만난 남성 이모(70)씨는 “민주당이 공천을 잘못했다. 안귀령 후보는 예상도 못 했고 전혀 여기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번(21대 총선)에도 나왔던 김재섭 후보가 여기서 계속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김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쌍문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이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안 된다”며 “윤석열(대통령)이 이겼던 대선에서도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지지 않았던 곳”이라고 안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접전 양상이다. ‘여론조사꽃’이 18일 발표한 도봉갑 조사 결과를 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41.3%는 안 후보, 33.1%는 김 후보를 꼽았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 8.2%포인트는 오차범위 안에 있다. 안 후보가 수치상 앞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통계적으로는 아직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다.
각 후보와 정당 지지율도 엇비슷하다. 도봉갑의 같은 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3.9%, 국민의힘 30.3%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에 비해 2.6%포인트 낮고, 김 후보는 당 지지율에 비해 2.8%포인트 높다. 다만 이 같은 수치도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만큼 후보들의 인물 경쟁력이 소속 정당을 넘어서거나 눈에 띄게 뒤진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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