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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추천한 이 기후행동, 근데 너무 어렵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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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심각한 건 알겠는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일상 속 친환경 행동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열받은 지구를 식힐 효과적인 솔루션을 찾는 당신을 위해 바로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이전보다 기후위기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각 정당들은 앞다퉈 기후위기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했습니다. 원내 정당이 모두 10대 정책 안에 기후공약을 넣은 것도 처음입니다. 기후 의제를 중시하며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큰 '기후유권자'가 3명 중 1명이라는 조사도 나왔죠. 올해 들어 기초지자체 20여 곳에서 기후유권자들의 모임이나 캠페인이 열렸는데요. 이 역시 전에 없던 신선한 현상입니다.
기후정치는 유엔의 환경전담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이 꼽은 ‘당신이 기후위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10가지 방법’ 중 꼭대기에 놓여 있습니다. 목록의 2번에는 정치권에 기후변화 대처를 요구하고 질문을 던지는 등 ‘정치적 압력을 가하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1번은 ‘널리 알리라’인데요. 사람들을 설득하고 지도자들이 기후위기에 더 과감하게 대응하도록 독려하라는 내용이니 사실상 기후정치의 영역입니다.
4·10 총선은 UNEP이 추천한 방법을 실천해볼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기후정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거가 코앞인데도 정책 토론은 보이지 않고, 어느 후보가 진심인지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인데요. 선거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기후유권자들의 궁금증 3가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전 세계 많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22년 호주 총선에서는 노동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기존 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을 꺾고 9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당시 두 당의 공약 중 가장 큰 차이점은 기후위기 대응이었다고 해요. 2019년부터 반복됐던 기록적인 산불과 홍수로 심각성을 느낀 유권자들이 기후대응 공약을 선택한 거죠.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들은 지난 1월 ‘기후 이슈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얻은 표의 약 3%가 기후공약을 중시한 유권자에게서 나왔는데, 이는 초격전지의 승패를 뒤집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는 거죠.
최근 기후시민단체와 싱크탱크가 모인 ‘기후정치바람’이 1만7,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후유권자 규모도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는 24개 지역구에서 3% 차이로 표가 갈렸다”며 “100명 중 3~5명 정도만 기후 이슈에 따라 투표해도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내 표가 사표(死票)가 되면 어쩌지’라고 머뭇대는 것 같습니다. 기후공약에 따라 투표를 행사하자니 나만 외로운 선택을 하는 것 같고, 차라리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표를 던지는 게 차선책 아닐까 하는 고민인데요. 정치학자인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남들이 기후투표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나도 안 한다는 건, 뒤집어보면 내가 해야 다른 사람이 한다는 것”이라며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기후의제를 중심에 두고 투표했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표는 사표가 아닌 여론”이라고 말했습니다.
기후공약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여름철 폭염에서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보호’보다는 ‘여름철 폭염에서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 복지 예산 000억 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가 낫습니다. 단순히 목표만 나열한 게 아니라 실천력이 더해져야 한다는 얘기죠. 서복경 대표는 “기후공약은 대체로 곱고 아름다운 말을 두루뭉술하게 해놓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선거 이후엔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 되곤 했다”며 “언제까지, 얼마를 들여서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22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역구 후보가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을지는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는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들어가서 기후위기 관련 포스팅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를 살펴보라고 추천합니다. 김민 빅웨이브 대표는 “기후 포스팅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관심도와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이 문제를 얼마나 인지하고 실행할 생각이 있는지 가늠할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기후공약이 선거철 이슈로만 끝나지 않고 22대 국회에서 진지하게 논의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기후를 주제로 후보들에게 말을 걸라’고 추천했습니다. 특히 선거기간은 유권자의 의사를 전달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이때만큼 유권자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환경은 드물기 때문이죠. 후보자들의 귀가 가장 활짝 열려있는 시기이기도 하구요.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의 지역구 후보자들에게 기후공약이나 관련 현안에 관한 입장을 물어보면, 나중에 국회의원이 돼서도 이를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관후 교수는 “후보들에게 ‘나는 당신의 기후공약 때문에 당신을 찍겠다’고 얘기를 하면, 나중에 그분들은 ‘내가 기후 이슈 때문에 몇 표라도 더 얻어 당선됐구나’라고 중요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기후공약이 별로라 안 찍겠다’는 네거티브 방식은 추천하지 않는다네요. 대신 ‘당신을 찍고 싶은데 기후공약이 없어 고민 중이다’라는 식으로 기후의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추천했습니다. 후보자들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게 어색해서 망설여진다고요? 그럼 이메일을 보내거나 후보와 정당의 SNS에 댓글을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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