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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박재호 '현역' 격돌... '용호1동'에 달린 '부산 남구' [총선 풍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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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254개 지역구 의석 싸움이다. 하지만 각 지역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동(洞)’은 따로 있다. 이른바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풍향동'이다. 행정구역의 가장 작은 단위인 동이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동의 유권자 구성이 달라지고 선거구 획정으로 일부 지역구의 경계가 바뀌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 한국일보가 이번 총선에서 주목할 만한 풍향동의 표심을 살펴봤다.
"부산마저 위험하다. 한 여론조사에서 제가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지는 걸로 나왔다. 부산 다른 지역도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친윤석열(친윤)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동료 의원 단체 대화방에 남긴 경고 메시지다.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 논란이 지속되자 민심 이반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가 출마하는 부산 남구의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 남구는 인구 감소로 남갑·을 지역구가 하나로 합쳐졌다. 그 때문에 부산 남갑 박수영, 부산 남을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전국적으로 여야 현역의원이 맞붙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자신의 지역구를 기반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건 부산 남구가 유일하다. 다만 인구 감소폭만 놓고보면 박수영 의원 지역구인 남갑이 박재호 의원의 남을보다 훨씬 커 수치상 박수영 의원이 더 다급한 처지다.
부산 남구의 인구는 지난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말 27만2,381명에서 올해 2월 말 25만5,107명까지 1만7,274명 줄었다. 남갑에 속했던 11개 동(대연4·5·6동, 용당동, 감만1·2동, 우암동, 문현1·2·3·4동)의 인구 감소는 1만3,405명으로, 남을에 속했던 6개 동(대연1·3동, 용호1·2·3·4동)에서 줄어든 3,869명의 3배를 웃돈다. 지난 총선 때만 해도 남갑의 인구가 남을보다 근소하게 많았지만, 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에 남을의 인구(13만873명)가 남갑(12만4,234명)을 추월했다. 지난 총선에서 박수영 의원에게 11.1%포인트(9,027표) 격차로 승리를 안겼던 표밭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여당세가 강한 동(洞)의 인구가 많이 감소했다.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남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줄어든 감만1동은 5,982명, 문현1동은 3,900명이 줄었다. 감만1동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18.8%포인트(1,393표), 문현1동은 20.7%포인트(1,662표) 더 많은 표를 몰아준 곳이다. 이곳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각각 37.1%, 35.8%로 남구 평균인 31.5%를 훨씬 웃돈다. 반면 야당세가 강한 것으로 분류되는 대연3동은 인구가 소폭(999명) 늘었다.
이곳의 '풍향동'은 남을에 속했던 '용호1동'이다. 인구수가 2,958명 줄었다지만 여전히 4만2,693명으로 가장 많고 보수세가 뚜렷하다. 부산 최대 아파트 단지인 LG메트로시티(7,374세대)를 비롯해 브랜드 아파트가 많이 위치해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무려 34.1%포인트(7,348표) 넘는 표를 몰아줬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강세였던 지난 총선의 경우 이언주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가 이곳에서 박재호 의원에게 9.3%포인트(2,060표) 앞섰지만 결국 졌다. 이를 놓고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용호1동에서 더 큰 표 차이를 내지 못한 것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할 정도다.
관전 포인트는 표심이 박재호 의원에게 어떻게 호응할지다. 2004년 총선부터 시작해 이번이 6번째 출마다. 연거푸 3차례 낙선한 뒤 2016·2020년 총선에서 이겨 재선 고지를 밟았다.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 등 부산의 거물 정치인들 밑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래서 민주당 동진 정책의 상징으로 통한다.
보수 성향의 용호1동도 그에겐 너그러운 편이다. 2016년 총선 때는 박재호 의원에게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11.7%포인트(2,219표) 많은 표를 줬다. 당시 박재호 의원이 남을 전체에서 3,239표 더 얻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곳의 승리가 국회 입성의 디딤돌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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