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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가 지자체 보호소 동물 '전원 구조' 나선 이유는..

입력
2024.03.25 09:00


지방자치단체 보호소는 항상 유기동물로 가득 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를 보다 못한 동물보호단체들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보호소들은 안락사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합니다. ‘이번주 동물 이슈’ 시작합니다.

지난 17일,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12개 동물단체들은, 충남 홍성군 보호소에서 105마리 동물들을 구조했습니다. 이곳은 민간에 위탁 운영되던 지자체 보호소로, 3년 전부터 안락사 없이 운영됐습니다.

취지는 좋았지만, 안락사 없이 보호소를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는데, 입소하는 동물들은 계속 늘어난 겁니다. 특히 최근 홍성 지역에서 불법 개농장이 적발됐는데, 이곳에서 키우던 10마리가 추가로 입소하면서 운영난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보호소 운영자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더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던 보호소 운영자는, 거래처가 급격히 감소할 만큼 경영난도 겪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에 동물보호단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장에 참여한 카라의 신주운 정책팀장은 “보호소 운영자가 최선을 다한 것은 이해하지만, 철장과 뜬장에 개들이 지내는 만큼 구조는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지자체 보호소의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동물단체들이 나선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단체들이 나선 이유는 지자체 동물보호소의 열악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동물단체들은 현재 지자체 보호소에서 넘치는 동물 수를 조절할 방법은 안락사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지자체 보호소에 입소한 동물들의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유기동물 약 11만 3천 마리 중에서 목숨을 잃은 동물들은 약 4만 4천 마리였습니다. 지자체 보호소에 들어간 동물 10마리 중 4마리는 목숨을 잃는다는 뜻입니다. 보호소 숫자 역시 255개에서 239개로 줄어들었습니다.

동물단체들은 지자체 보호소 문제의 근본 원인이 펫숍의 ‘품종견 조장’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도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는 계획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신 팀장은 “정부 예산을 분석해보니 보호소 시설 개선 등에 쓰일 예산은 조금 늘었지만, 국민인식개선 예산은 대폭 줄었다”며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현재 지자체 보호소는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무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수준”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동물들이 구조되면서 텅 빈 홍성군 보호소는 시설 개선에 들어갑니다. 보호소 운영자는 1년 안에 지자체 직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동물단체들은 구조한 동물들의 건강검진을 마치고 나서 입양 홍보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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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사진 및 영상 =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루시와 친구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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