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서 무차별 총격 테러·화재… IS "우리 소행"

입력
2024.03.23 09:48
수정
2024.03.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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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명 무장 괴한이 총기난사
사망자 60명·부상자 145명 이상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22일 무차별 총기난사와 화재가 발생한 뒤 구급차가 도착해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22일 무차별 총기난사와 화재가 발생한 뒤 구급차가 도착해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한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60명, 부상자 145명 이상이 발생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는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이날 저녁 모스크바 북서부에 위치한 공연장 크로커스 시티홀에 최소 3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다고 전했다.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테러로 인한 사상자는 2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관들은 사망자가 60명 이상이라고 밝혔고, 보건당국은 부상자 14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60명 이상이 위독한 상태이며, 어린이 5명을 포함한 115명은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날 전투복을 입은 남성 여러 명이 공연장에 난입해 관중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 중인 영상에서는 총성과 비명이 들리고,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가거나 출구로 몰리고 있다.

공연장에서 탈출한 음악 프로듀서 알렉세이는 "공연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총격이 발생했다'며 "기관총이 여러 차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고, 비명이 이어졌다"며 공연장이 극심한 패닉에 휩싸였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공격 당시 공연장에 있었던 데이브 프리모프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관중)는 모두 일어나 통로 쪽으로 이동하려 했다. 사람들은 당황해 있었고, 뛰기 시작했고, 서로 충돌했다. 어떤 사람은 넘어졌고 어떤 사람은 짓밟혔다"고 혼란스러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에서는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이 공연할 예정이었다. 피크닉 멤버들은 다치지 않고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벌인 일이라면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날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IS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IS 전투원들이 모스크바 외곽을 공격해 수백 명을 죽이고 부상을 입혔으며, 그들이 안전하게 대피하기 전 해당 장소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공격은 종교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IS 전문가인 아이멘 자와드 알 타미미는 "전 세계 '이교도들과의 싸움' 일환으로 가능한 모든 곳에서 공격하겠다는 IS의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AP에 말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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