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황상무' 논란 후 처음 만난 尹-韓... 당정 갈등 '일시 봉합'

입력
2024.03.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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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서 조우
함께 천안함 선체 둘러보며 대화
정영환 "與, 총선서 최대 170석 예상"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이종섭 주호주대사,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를 두고 '2차 윤·한 갈등' 조짐을 보인 뒤 처음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고 함께 천안함 선체를 둘러보며 '당정 갈등 봉합' 모습을 보였다. 4·10 총선을 20일도 남겨 두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갈등보다는 통합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천안함 함께 둘러봐... 韓 "이종섭 범죄 혐의 안 드러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함께 천안함 선체를 둘러봤다. 두 사람은 최원일 당시 함장으로부터 천안함 폭침 당일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국가를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굳건히 지켜야겠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나눌 때 왼손으로 한 위원장의 팔을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번 만남은 이 대사 귀국, 황 전 수석 사퇴 문제로 두 사람이 충돌한 뒤 처음으로 이뤄졌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 요구를 모두 들어줬지만,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명단에서 제외된 '20년 지기'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을 곧바로 민생특별보좌관에 임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됐다. 하지만 이날 조우로 당정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함께 천안함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함께 천안함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만난 후 "민감한 시기에 민심에 순응하는 입장을 가진 것은 서로 같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을 만나기 앞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이날 장동혁 충남 보령서천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사를 비교하며 "이 대사는 사실 소환을 받은 것도,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것도, 재판을 받은 것도, 기소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귀국을 요청하긴 했지만, '이 대사에게 법적 문제가 없다'는 점에선 윤 대통령과 입장이 같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봉합' 액션을 취한 것은 총선을 20일도 채 남기지 않고 보수진영 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내 중진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이 대사 문제가 더 이상 분열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부터 끊임없이 갈등 프레임을 짜기 바쁜 세력이 있다. 이런 프레임으로 가장 득을 보는 집단은 민주당과 진보당"이라고 했다.

정영환 "최대 170석 예상"

갈등 봉합 분위기가 조성되자 여권에선 총선 승리 자신감을 드러내는 발언도 나왔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격전지에서 지고 있다'는 취재진 질의에 "한 주 전 이슈 때문"이라며 "회복이 돼서 이번에 우리가 꼭 필승을 한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이어 "153석에 플러스해서 한 170석은 돼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위원장은 총선 이후 행보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에서 '총선 후 미국 유학설'을 부인하며 "저는 뭘 배울 때가 아니라, 여러분을 위해 공적으로 봉사하는 일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국내에 머물며 차기 행보를 준비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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