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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을 '호떡집 공천' 이재명, "친명? 한심한 얘기" 일축

입력
2024.03.22 18:00
수정
2024.03.22 19: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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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마감 6시간 앞두고 '전략공천'
공모 탈락 전적에 형평성 문제제기
박용진 찍어내려다 유례없는 파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 만에 여의도 성모병원을 거쳐 녹색병원으로 이송된 지난해 9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 만에 여의도 성모병원을 거쳐 녹색병원으로 이송된 지난해 9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수진 변호사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강북을 4·10 총선 후보로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인사인 한민수 대변인을 선택했다. 목함지뢰 피해자 '거짓 사과' 논란의 정봉주 전 의원과 아동 성폭행범 변호 이력으로 논란이 된 조 변호사 공천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박용진 찍어내기'라는 무리한 공천이 드러났지만, 끝내 인정하지 않고 '이재명 공천'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대표는 22일 서울 강북을 후보로 한 대변인을 인준했다. 후보 자격을 부여하려면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앞서 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게 전권 위임했다.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6시를 불과 6시간 앞두고 절차상 검증 과정 없이 이 대표가 한 대변인을 낙점했다는 의미다. 한 대변인은 대표적 친명계 인사다. 대선후보 경선 기간이던 2021년 이 대표 캠프 공보수석으로 영입됐고, 대선 본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을 지냈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맡은 2022년부터는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한 대변인은 박 의원과 조 변호사 간에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이 확정됐던 18일 CBS라디오에서 "박 의원에게 재경선할 수 있는 기회를 안 줘도 무방하나, 반발도 있고 하니 또 준 것"이라며 '비명학살' 주장을 반박했다.

박 의원은 사실상 세 번이나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또다시 '비명학살 친명횡재'"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 대표는 이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서산시에서 취재진과 만나 '친명 공천 아니냐'는 질문에 "참 한심한 얘기"라며 "한 대변인이 친명이면 경선 기회를 이렇게 안 줬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진짜 (한 대변인이) 친명이라면 단수공천을 했거나 경선 기회를 줬겠지, 지금까지 빼고 있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전략경선 차점자인 박 의원이 공천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특혜'로 절하했다. 경선 기회를 이미 두 차례나 줬다는 논리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은 두 번의 기회로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에게 평가를 받았다"며 "한 번의 기회도 갖지 못하고, 당에 오래 헌신했던 한 대변인을 후보로 결정하자는 게 최고위의 압도적 다수 의견"이라고 합리화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앞서 한 대변인은 정 전 의원 공천 취소로 치러졌던 강북을 전략경선 후보 공모에 지원했지만, 당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경선 탈락이 문제라면, 그 전 단계인 후보 공모에서 탈락한 한 대변인도 공천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강민석 대변인은 "(박 의원을) 배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한 대변인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북을 후보의 잇따른 교체는 이 대표가 자랑한 '시스템 공천'을 무색하게 하는 대표적 사례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대위 공보단 논평에서 "평소 이 대표를 비판하던 눈엣가시 같던 박 의원을 보란 듯이 떨어뜨리고 친명 한 대변인을 전략공천한 게 '이재명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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