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전이성 간암', 고선량 방사선 치료 효과

입력
2024.03.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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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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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를 위해 고선량 방사선을 쬐는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Stereotactic Ablative Radiotherapy·SABR)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진실·최서희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소수 전이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이 병변에 SABR을 시행했을 때 안전성이 높은 것은 물론 91.1%에 달하는 우수한 국소 제어율을 확인했다.

‘소수 전이성 암’이란 암 전이 초기 단계로 5개 이하 장기에 부분적 전이가 일어난 상태다. 여러 부위에 암이 퍼진 다발성 전이암과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전이 병변에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 등 국소 치료를 시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러한 국소 치료가 생존 기간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간암 분야에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는 국소 치료 중 하나다. 종양에 집중적으로 고선량을 쬐는 정밀 방사선 치료 기법으로 치료 기간이 짧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종양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면역항암제 등 약물 치료와 병합 시 치료 효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수 전이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2021~2022년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병변 62개에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했다. 1년 간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을 뜻하는 1년 국소 제어율은 91.1%였고 종양 크기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은 75.8%였다.

2년 전체 생존율은 80%, 질병 진행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 기간은 5.3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원발성 간 종양을 치료한 후 소수 전이가 발생하기까지 10개월 이상이 경과한 환자의 방사선 치료 후 1년 무진행 생존율 24.4%, 중앙값 7.5개월로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또 치료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 부작용은 전체 환자의 10%, 만성 부작용은 7.5% 정도였다. 3도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스스로가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 조사에서도 하락했다고 답한 케이스가 없어 만족도도 높았다.

성진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수 전이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국소 방사선 치료 효과를 검증한 세계 첫 2상 임상 연구”라며 “그동안 치료법이 제한적이었던 소수 전이성 간암에서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간암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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