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해외출장 국회의원 70%, 국회 회의 불출석"

입력
2024.03.21 14:59
수정
2024.03.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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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경비 출장 심사 강화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단체 강당에서 21대 국회의원 해외출장 심사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단체 강당에서 21대 국회의원 해외출장 심사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해외출장을 다녀온 제21대 국회의원 10명 중 7명꼴로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등에 불출석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국회가 아닌 곳에서 지원한 예산으로 출장을 다녀온 사례도 상당수인데, 지출 내역은 공개되지 않아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원 해외출장 실태를 발표했다. 2020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국회사무처 예산 △국회상임위 예산 △기타 경비로 다녀온 21대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인원 수와 횟수, 경비 등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 기간 257명이 총 995회, 6,330일을 해외출장에 썼다. 경비 출처별로는 국회 사무처 예산 243명(740회), 국회 상임위 예산 91명(123회), 기타 경비 81명(132회) 등이었다. 출장 경비는 비공개한 국회 예산 외(기타 경비)를 빼고 총 173억9,628만 원이 들었고, 출장을 이유로 181명(70.4%)이 본회의나 상임위에 불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체는 특히 국회 예산 외로 다니는 해외출장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타 경비 출장자 81명 중 절반이 넘는 42명(51.9%)이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실련은 "국회 예산 외 해외출장에는 신고 심사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 외 해외출장 경비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62건의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국회의원의 직무상 국외활동 경비 지출 상세 내역은 존재하지 않는 자료"라며 거부당했다. 2018년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이런 유형의 출장도 심사를 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지원 내용은 '깜깜이 운영'이라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국회의장 직속 윤리심사자문위 등에서 해외출장 미신고 건을 전수조사해 국회 예산 외 해외출장 경비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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