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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변호사 입신 디딤돌이냐" 조수진 공천에 여성계 반발

입력
2024.03.20 15:30
수정
2024.03.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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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을 경선 승리 조수진 변호사
과거 성추행범·몰카범 등 변호해 논란
여성단체 "조 변호사, 자진 사퇴해야"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가 2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가 2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박용진 의원을 꺾고 승리한 조수진 변호사에 대해 여성단체가 사퇴를 요구했다. 여성단체는 조 변호사의 과거 성범죄자 변호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9일 논평을 내고 "조 후보는 자신의 성폭력 사건 피의자 변호 경력과 그에 대한 홍보 행위가 국회의원이 되기에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조 후보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서 한때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목소리를 낸 바 있으나,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조 후보의 형사전문 변호사로서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후보의 행동은) 한국 사회에서 구조적 차별을 극복하고, 법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약자와 소수자가 기회의 균등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입법기관의 공직자가 되기에 자격이 없다는 걸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조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여성 신인으로 25%의 가산을 받은 점을 꼬집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여성들은 여성 후보자라고 비판 없이 지지하지 않고, 성폭력 피의자 전문 변호사가 한국 여성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성 후보에 대한 가산 제도는 국회의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극복하고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 인권 활동가들이 노력한 결과물이지, 성폭력 피의자 전문 변호사의 입신을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 강북을 지역에 성폭력, 가정폭력 문제가 있는 정봉주 후보를 공천했다 취소한 민주당은 가해자 연대 공천 자행을 중단하고, 조수진 변호사에 대한 공천을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2018년에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과 경기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여고생을 성추행한 강사를 변호했고, 2021년엔 여성 208명의 몰래카메라를 찍고 음란물 사이트에서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한 남성을 변호했다. 2022년엔 특수 강간 혐의를 받는 남성을 변호했고, 지난해 9월엔 자신의 블로그에 10세 여아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학대한 사건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글을 올렸다.

조 변호사는 '조수진의 국민참여 형사법정'이라는 이름의 블로그에서 다양한 성범죄 재판 노하우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예로 그는 "성범죄 혐의로 공소장을 받았다면 7일 내에 국민참여재판(국참)으로 진행을 원한다는 서류를 제출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국참 진행이 가능해진다"며 "국참의 성범죄 무죄율은 20.1%라고 하는데, 아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열어두고 봐야 하는 만큼 유의 깊게 기억해 두셔야 할 수치"라고 조언했다.

조 변호사는 이에 대해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에 기해 법에 근거해 변론한 것"이라면서도 "국민이 공직자에게 바라는 눈높이는 다르다는 걸 느껴서 그 부분을 좀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밝혔다.

여성계의 거센 반발에도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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