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오타니 보고 배달비 공짜…쿠팡의 '1400만 회원' 활용법

입력
2024.03.20 08:00
17면
구독

쿠팡이츠 배달 무료, MLB 개막전 중계
공통점 1400만 와우 회원만 이용 가능
중국 이커머스 대응, 충성 고객 유치

20,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전을 앞두고 방한한 LA다저스 소속 오타니 쇼헤이. 이 개막전은 쿠팡플레이가 단독 중계한다. 연합뉴스

20,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전을 앞두고 방한한 LA다저스 소속 오타니 쇼헤이. 이 개막전은 쿠팡플레이가 단독 중계한다. 연합뉴스


①배달 플랫폼 쿠팡이츠가 26일 실시하는 배달비 무료. ②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20, 21일 단독 중계하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두 행사는 모회사 쿠팡의 유료 회원인 '와우 회원'만 이용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쿠팡은 이를 통해 업계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를 키울 뿐만 아니라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알리,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에 맞서 회원 수 유지·확장을 노린다. 쿠팡의 1,400만 와우 회원 활용법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비 무료 대상은 와우 회원이다. 고객이 통상 부담하던 3,000~5,000원 정도의 배달비는 쿠팡이츠가 낸다. 단 여러 주문 음식을 한 번에 나르는 '묶음 배달'에만 적용된다. 1월 기준 월 이용자 553만 명으로 배달 업계 3위인 쿠팡이츠는 배달비 무료로 2위 요기요(636만 명)는 물론 부동의 1위 배달의민족(2,244만 명)까지 추격한다는 구상이다.

쿠팡플레이는 오타니 쇼헤이의 LA다저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서울 고척돔에서 붙는 MLB 개막전 티켓을 판매하고 단독 중계한다. 와우 회원에게 무료 제공하는 쿠팡플레이는 월 이용자가 2월 기준 774만 명이다. OTT 중 2위로 661만 명인 티빙에 앞섰고 1위 넷플릭스(1,281만 명)를 쫓고 있다.

쿠팡이 월 요금 4,990원으로 무료 배송·반품, 새벽 배송 등의 혜택을 주는 와우 회원과 다른 사업을 연계한 건 그 잠재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7월 손흥민 선수 소속팀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같은 리그 팀인 맨체스터 시티 내한 경기를 주최했다. 두 행사 모두 와우 회원이 아니면 예매·시청이 불가능했다.



궤도 오르면, 배달비·중계 돈 낼 수도


쿠팡이츠는 26일부터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진행한다. 쿠팡이츠 제공

쿠팡이츠는 26일부터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진행한다. 쿠팡이츠 제공


때마침 와우 회원은 스포츠 이벤트 개최 전후인 2022년 1,100만 명에서 지난해 1,400만 명으로 늘었다. 축구 경기가 와우 회원 증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긴 어려우나 간접적으로 힘을 보탰다는 게 내부 평가다.

쿠팡은 와우 회원 전용인 배달비 무료, MLB 서울시리즈 중계가 낼 시너지를 내심 기대한다. 당장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는 1,400만 명인 와우 회원 규모를 활용해 이용자 증가를 노릴 수 있다. 거꾸로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를 지렛대 삼은 와우 회원 유치도 가능해진다. 배달비 무료, 서울시리즈 시청을 원하는 고객을 와우 회원으로 붙잡는 전략이다.

쿠팡이 비용을 감수하는 이런 행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을 이겨내려면 충성 고객인 와우 회원 유지·증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료 배달비·스포츠 경기 중계 등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 붙기도 한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가 궤도에 오를 경우 유료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과거 과감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최저가 업체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지만 업계 선두인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쿠팡이츠, 쿠팡플레이의 무료 서비스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비슷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