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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민심에 민감해야"... '수도권 위기론' 업고 尹과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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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더 민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재차 촉구하며 각을 세운 것이다. 총선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수도권 위기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담겼다. 이제 윤 대통령의 선택만 남았다.
한 위원장은 당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사와 황 수석 문제와 관련, "국민들이 소모적 정쟁으로 총선 앞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며 "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틀 전 '이 대사 즉시 귀국, 황 수석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전날 이 대사 문제에 대해 "수사기관의 소환도 없는 재외공관장의 국내 대기는 부적절하다"며 선을 그었고, 윤 대통령도 황 수석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당의 요구를 묵살했지만, 당은 재차 '입장 불변'이라는 압박 카드를 꺼낸 셈이다.
당정 충돌을 감수하며 한 위원장이 강수를 고수하는 건 총선 위기론 때문이다. 특히 서울이 심각하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지난주(45%)보다 무려 1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기·인천 지지율은 30%대 초반을 횡보했다.
당의 텃밭인 영남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 출마 의원들은 일제히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정진석(5선·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은 이날 공천자대회를 마치고 이 대사의 조기 귀국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와 법과 행정의 눈높이가 항상 일치하진 않는데, 지금은 국민 눈높이를 따를 때"라며 "용산의 메시지가 틀리진 않았지만, 국민들은 이 대사의 출국 모습이 좀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황 수석의 거취에 대해 "건곤일척의 승부를 하고 있는 상황임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며 에둘러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부르짖은 윤상현(4선·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총선 승리는 수도권 승리이며, 이를 위해선 육참골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실을 향해 "아직 민심의 따가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의 시간"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 출마자들은 더 절박했다. 김경진(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CBS 라디오에 나와 "(당정 파열음이 계속되면) 선거는 폭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읍참마속해야 한다"며 황 수석의 사퇴와 이 대사 소환을 촉구했다. 윤희숙(서울 중성동갑) 후보는 "간절한 부탁"이라며 "나라의 미래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두 분(이 대사, 황 수석)의 자발적 사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종로에 출마한 최재형(초선)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국정기조의 파격 전환을 요구했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사의 조기 귀국과 황 수석의 경질 등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전면적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며 "당은 이관섭 실장의 교체로 시작해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정권의 명운이 달린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중도 표심의 이탈이 뚜렷해진 만큼 윤 대통령의 '버티기'가 마냥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당의 수도권 출마자는 "결국 국민적 눈높이와 민심이 관건인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명분을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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