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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반칙에 '또' 메달 놓친 박지원 "드릴 말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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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강원도청)의 반칙으로 박지원(서울시청)이 또 한 번 메달을 놓쳤다. 박지원을 향한 황대헌의 반칙은 올 시즌 들어서만 세 번째다. 선수단 내 불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지만 박지원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을 꾹 닫았다.
박지원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황대헌의 반칙은 노골적이었다. 황대헌은 이날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달리고 있는 와중에 박지원이 인코스로 파고 들자 손으로 박지원을 밀쳤다. 박지원은 그대로 중심을 잃고 휘청이며 대열에서 이탈했고,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황대헌도 이때 잠시 속도가 줄어 결승에 진출한 5명 중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박지원이 이미 추월에 성공한 상황에서 황대헌이 무리하게 막아선 것으로 판정돼 황대헌에겐 실격이 선언됐다.
경기 직후 박지원은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다"며 "펜스에 부딪혔고, 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또렷하게 서 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황대헌과 마찰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선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이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박지원에 대한 황대헌의 반칙은 올 시즌 들어 세 번째다. 전날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제치려 무리하게 인코스로 파고 들다 실격을 당했다. 당시 박지원은 균형을 잃고 밀려나 최하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작년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는 황대헌이 박지원의 발목을 잡아 옐로카드(YC)를 부여 받고 그간 쌓아온 포인트를 모두 몰수당했다.
황대헌이 가로 막은 건 메달뿐만이 아니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날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는데,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 하지만 박지원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렇게 된 이상 박지원은 2024~25시즌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내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 다시 한 번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한편 '람보르길리'라는 별명을 얻은 김길리(성남시청)는 1,500m 금메달에 이어 이날 1,000m 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1분43초049에 결승선을 끊은 김길리는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1분42초717)에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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