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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청구 중’ 딱지 붙인다는 네이버… 총선 앞 남용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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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언론 보도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온라인으로 정정 및 반론보도 청구를 받겠다고 나섰다. 피해자 본인임이 확인만 되면 해당 기사 상단에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를 노출하기로 했다. 반론권을 신속하게 보장하겠다는 취지라는데, 총선을 앞두고 악용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네이버는 서면과 등기우편으로 접수하던 정정∙반론∙추후 보도 청구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오는 28일부터 제도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별도 웹페이지와 배너를 신설해 정정보도 청구를 독려하고, 청구가 접수되면 뉴스 본문 상단은 물론 뉴스 검색 결과에도 ‘정정보도 청구 중’ 문구를 넣기로 했다. 언론사에는 해당 기사의 댓글을 일시적으로 닫도록 적극 요청하겠다고 한다.
가짜뉴스 위험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정정∙반론보도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도 네이버 같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 정정보도 등의 청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표시를 하도록(제17조의 2)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해당 법 조항은 2011년 만들어진 이후 지금껏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사실상 사문화된 법을 언론사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그것도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갑자기 활성화하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독자들은 언론중재위원회 판정이 나오기도 전에 정정보도가 청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짜뉴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댓글까지 차단하면 너도나도 가짜뉴스라며 정정보도를 청구할 것이다. 더구나 총선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기사에 재갈을 물리려고 할 것이다. 그래놓고 나중에 언론중재위에 중재 신청을 안 해도, 또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아도 그만이라고 한다. 심각한 언론 자유 침해 아닌가. 네이버는 악용과 남용을 막을 장치를 마련할 때까지 제도 시행을 유예하는 게 마땅하다. 국회도 이참에 법이 바뀐 언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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