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거래량 들썩…“저가 매물 팔렸다”

입력
2024.03.17 16:00
수정
2024.03.18 07: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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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반등, 거래량도 늘었지만
저가 매물 팔려 나가는 상황
"본격 경기 회복 신호는 아냐"

지난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경기가 회복세다. 실거래가가 4개월 만에 반등했고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저가 급매물이 팔리며 거래가 늘어난 반짝 회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1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157.4를 기록해 전월보다 0.45%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한 것이다. 지수는 지난해 1월(144.3)부터 9월(161.3)까지 꾸준히 올랐지만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해 12월에는 156.7까지 떨어진 바 있다.

자치구별 상승률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이 1.33%로 가장 높았다. 최근 철도 지하화와 국제업무 개발 계획이 발표된 용산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1.21%)이 뒤를 이었다. 마포·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0.6%)도 상승했다.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571건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9월(3,400건) 이후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거래량은 2,195건이지만 거래 신고 기한이 보름 정도 남아 있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양천구(128건)와 종로구(19건), 은평구(95건)는 이미 거래가 1월보다 많이 신고됐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국토연구원이 전국 지역별 거주자 6,680명, 중개업소 2,338곳을 조사해 내놓은 지난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107.2)과 서울(111.4) 모두 전월보다 올랐다. 상승폭은 서울(9%)이 전국(4%)의 두 배에 달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늘었다고 보고한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

다만 반짝 회복세가 본격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강북구와 성북구, 영등포구, 관악구 등지에서 9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 늘어 2개월 연속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거래량이 여전히 평년 수준에 못 미치고, 강화된 대출 규제를 비롯해 매수세를 이끌 만한 동력을 찾기 어려워 본격적인 거래 회복 신호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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