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휴가 갔다 하루 날렸다"...발리서 발 묶인 대한항공 승객들 '분통'

입력
2024.03.15 20:15
수정
2024.03.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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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결함으로 정비 지연
승객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는 모습. 한국일보DB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는 모습. 한국일보DB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고장으로 17시간 넘게 출발하지 못했다. 현지 공항에서는 발이 묶인 승객들이 항공사 측이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한항공 측은 사실상 하루(23시간 30분)가 지나서야 대체 항공편을 마련해 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한항공과 승객들에 따르면 대한항공 KE630편은 인도네시아 발리섬 덴파사르(Denpasar)에 위치한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을 오전 1시 5분에 출발해 인천공항에 오전 9시 2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엔진 결함으로 한 차례 출발이 미뤄졌다. 탑승 수속을 기다리던 한 승객들은 "출발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수속을 시작하지도 않았고 탑승 지연에 대한 제대로 된 안내도 없었다"며 "한국어로 설명하는 직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승객 수백 명은 '출발이 연기돼 다음 날 오후 2시 5분에 출발할 예정'이라는 안내 문자를 받고 공항이 마련한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승객들은 다시 안내된 시간에 맞춰 공항을 찾았지만 다시 출발이 연기됐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 결함으로 정비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해 대체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당 항공기는) 엔진 계통 이상으로 정비에 오랜 시간이 걸려 가장 빨리 활용할 수 있는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며 "승객들은 총 23시간 30분 출발이 지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두 차례 운행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승객 조모씨는 한국일보에 "지연 안내 문자 세 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받은 안내의 전부"라며 "무작정 대기만 하라고 하고 지연되는 이유와 대체편이 투입됐는지 여부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직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휴가로 발리를 찾은 승객들인데 오히려 몸과 마음 모두 무거워졌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대체 항공편을 투입해 16일 0시 35분(한국시간 오전 1시 35분) 발리를 출발할 예정"이라며 "호텔 서비스를 제공했고 전자우대 할인권 등 지연 보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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