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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령별 할당 없다"… 국민의힘, '민심 왜곡' 경선 여론조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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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10 총선 후보자 공천을 위한 경선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구성에 맞게 성·연령비를 할당하지 않아 논란이다. 공천은 막바지 국면이지만, 여론조사 응답률이 높은 노년층 남성들이 선호하는 후보가 유리한 구조로 민심에 부합한 조사가 될 수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혜훈 전 의원이 하태경 의원에게 승리를 거둔 서울 중성동을 경선 여론조사에서 60대 이상 샘플이 66.8%(1,001명 가운데 669명)에 달했다. 지난달 말 기준 이곳 유권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은 31.1%인데, 이들의 의견이 실제보다 두 배 이상 과다 대표된 셈이다. 반면 유권자 절반 이상(51.4%)을 차지하는 40대 이하의 샘플은 14.4%(144명)에 불과했고, 유권자의 15.5%인 20대(18, 19세 포함)의 샘플은 고작 2.5%에 그쳤다.
남녀 성비 반영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곳은 남성이 47.5%, 여성이 52.5% 거주하는 곳인데, 여론조사에 응답한 남성은 58.9%, 여성은 41.1%로 집계됐다. 경선에서 일반 여론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사실상 절대적인 셈이다. 이 지역구에선 이 전 의원 측이 지지자에게 연령을 거짓으로 답변하라고 한 정황이 발견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캠프 관계자 6명을 전날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성·연령비를 반영하지 않아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하 의원의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통상 정당에서 경선 여론조사를 진행할 땐 인구 구성비에 맞게 할당치를 정해놓는다. 중·장년층의 여론조사 응답률은 높은 편이라 할당량이 금방 채워지는 반면 청년층의 경우 할당량을 채우기가 어렵다. 정해진 경선 기간 동안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 이미 확보된 샘플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국민의힘도 지난 총선과 대선 경선에서 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 룰을 바꿨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전날 "연령 비율을 맞추다 보면 이틀 안에 경선을 끝내기가 쉽지 않다"며 "조정지수(가중치)로 하다 보면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여러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후진성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반응이다. 한 통계학 전문가는 이날 "여론조사 설계의 기본은 성별 연령별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라며 "이를 반영하지 않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라고 부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공관위원을 지낸 한 인사 또한 "정당의 공천 시스템을 형해화하는 황당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조사분석사 2급 자격증을 가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공천은 통계의 기본조차 무시한 방식으로 진행됐음이 확인됐다. 시스템 공천 허울은 떼고 호떡 공천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지금까지 여당에서 진행된 모든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경선은 무효화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후보자는 "성·연령비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이번에 하 의원 문제가 터지고서야 알았다"고 억울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노년층 표심을 겨냥한 비방전도 벌어지고 있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권신일 전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위원의 결선이 진행 중인 경기 포천가평의 경우, 권 전 기획위원이 '한동훈 vs 이준석 대리전'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유권자에게 보냈다. 김 전 최고위원이 노년층의 거부감이 강한 이 대표와 가까웠던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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