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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는 "美 보조금 기대 이상"...삼성전자는 "아직 몰라" 거리 둔 까닭은

입력
2024.03.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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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플레' 우려 한숨 돌려

조 바이든(앞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앞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8조 원) 이상의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전하자 국내 산업계는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만 TSMC보다 더 큰 규모의 지원으로 예상돼 미국 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다만 보조금 관련 막판 협상을 거듭 중인 삼성전자는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15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인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블룸버그 보도대로 삼성전자가 60억 달러를 받는다면 이전 업계 전망인 20~30억 달러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면 미국 기업인 인텔 다음으로 많은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 양산 일정은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기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외에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여 새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공정인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으로 미국 공사비가 크게 늘면서 새 공장을 계획대로 준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고 테일러 공장의 양산 시기가 미뤄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예상을 넘는 보조금 규모가 책정된 배경에 건설 비용 상승 등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수요에 맞춰 생산 시설을 짓는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삼성전자가 (공장을) 제때 지을 수 있게 돼 다행인 동시에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직접 보조금, 투자금의 최대 15%...업계 추가 투자 주목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예상을 훌쩍 넘는 보조금이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를 전제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로 작용 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가 이미 발표한 텍사스 공장 건설 외에 추가로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반도체법에서 규정한 직접 보조금 규모가 투자비의 5~15%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보조금 규모를 협상하면서 미국 본토에 추가로 2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금액에 비해 보조금 규모를 지나치게 크게 전망한 블룸버그 보도 내용을 반신반의하는 반응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TSMC 보조금 예상액이 50억 달러로 보도된 후 외신 취재 경쟁이 붙은 상황"이라며 "해외 언론들이 내부적으로 전망하는 보조금 규모가 많게는 두 배가량 차이가 있어 기사와 업계에 떠도는 소식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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