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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낮은 민주당과 조국신당의 시너지 '황금분할' 효과 [정한울의 숫자로 본 총선민심]

입력
2024.03.14 04:30
수정
2024.03.14 09:17
25면

편집자주

정치현안과 사회적 난제에 대한 ‘한국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올바로 이해해야 합의가능한 해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심층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담고자 합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울 거 없는 조국신당 선전
용혜인 신당 지지자 이동수준
민주당도 중도층 꺼리는 대상

조국신당이 비례투표 조사에서 선전을 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조국신당의 자체 지지율은 NBS 기준 7%, 갤럽 기준 6%에 불과하지만 비례투표에서는 비례민주연합과 2위를 다투고 있다. 조국신당의 선전에 대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한국일보 1월 신년 여론조사(2023년 12월 26~27일)에서는 이미 조국신당의 선전을 예고한 바 있다(한국일보 1월 1일 자 외면받는 총선용 신당… '조국신당'은 민주당과 표 갈려).

제대로 이해하려면 인과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조국신당 선전의 원천은 '분할투표(split voting)'다(교차투표 아니다). '교차투표'라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교차투표는 의회에서 당론과 다른 상대당 안을 지지하는 '크로스오버 보팅'(crossover voting)'을 뜻한다. 조국신당이 분할투표를 이끈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분할투표층이 조국신당의 선전을 뒷받침한 것이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분할투표는 특정 정당 지지자가 비례투표에서 다른 정당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일보 1월 신년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328명) 중 비례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12%가 소위 '용혜인 신당(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열린민주당의 개혁연합신당)'에 분할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기타 정당까지 합해 민주당 지지자의 19%가 이미 분할투표를 예고했고, 28%는 '미정' 상태였다. 조국신당 창당 후 코리아타임즈가 3월 4~5일에 조사한 결과(한국리서치 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349명 중 비례에서도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비례민주연합을 찍겠다는 비율은 53%로 그대로다. 비례투표에서 조국신당을 지지하겠다는 분할투표 비율이 28%였고, 미정은 18%로 줄어들었다. 민주당 지지자의 절반에 가까운 분할투표자와 비례미정층이 용혜인 신당 지지에서 조국신당 지지로 돌아선 결과다. 용혜인 신당, 조국신당 지지자들이 강성 지지층인 점을 고려하면 선명한 대여 투쟁의 기대감과 비례위성정당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총선이라 가능한 방정식 : 민주당 지지율 = 민주연합지지율 + 조국신당

조국신당이 창당함으로써 용혜인 신당으로 분할투표를 하려던 지지자와 결정하지 못하고 있던 유동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에 플러스 요인이다. 총선은 1인 2표제로 조국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아 지역구에서는 조국신당으로 인한 실질적 표 분산 효과는 없다. 비례투표에서만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당과 조국신당은 민주당 표를 분열시키게 된다. 위성연합정당 창당과 조국신당 창당으로 비례의석의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비례의석수가 크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다수가 조국신당에 우호적이라 감수할 듯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층의 확장을 꾀한다면 조국신당과의 공생은 마이너스다. 중도층의 ‘안티 조국정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비례투표에서 조국신당을 지지하겠다는 147명의 이념 성향분포를 보면 64%가 진보층이라 답했고, 중도층은 27%, 보수층은 8%이다. 중도,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은 꺼리는 정당임을 알 수 있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중도는 민주당·진보는 조국신당', 황금분할 가능한가?

그래서 일부에서는 '조국신당이 진보층을 흡수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층을 흡수'한다는 황금분할 전략을 주장하기도 한다. 비현실적인 얘기다. 민주당도 이미 충분히 중도층이 꺼리는 강성 진보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한국리서치의 2006년부터 선거시기 각 정당의 이념위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5점이 중도이며, 0에 가까울수록 강한 진보, 10에 가까울수록 강한 보수다. 열린우리당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의 이념위치를 보면 2012년까지는 중도에 가까운 4.4~4.5 수준으로 중도진보성향의 정당으로 인식되었다. 이후 강한 좌향좌 기류 속에서 2022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4점까지 이동했다. 정의당과 차이가 없는 강한 진보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촛불 시기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으로 유입되었던 2017년 2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진보층(43%)과 중도층(39%)이 양분했으나, 이번 코리아타임즈 조사에서는 진보층이 59%이고 중도층은 32%로 축소되었다. 조국신당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더불어민주당도 강성 진보 정당으로 변한 상태다. 2017년만 하더라도 황금분할 전략이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강한 진보층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황금분할을 위한 중도 정당화를 추진할 수 있을까. 최근 공천과정과 결과를 보면 초현실주의적 얘기로 들린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정치학 박사
대체텍스트
정한울한국사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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