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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동생 손태장의 역발상 "AI시대, 언러닝합시다"

입력
2024.03.15 12: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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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슬토 회장 손태장 '모험의 서' 일본서 화제
AI시대, 기존 학교 성적 중심의 능력은 무의미
어떤 문제를 풀 때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내야


AI시대, 우리 아이들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손태장 미슬토 회장은 '언러닝'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c) Toshimitsu Takahashi

AI시대, 우리 아이들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손태장 미슬토 회장은 '언러닝'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c) Toshimitsu Takahashi

결과가 좋으면 능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능력이 있어서 결과가 좋다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진 않다. 공부 잘한다고 꼭 능력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린 학교에서 뭔가를 배워서 능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는 '능력신앙'에 매달려야 할까.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우리가 진정 배워야 할 것은, 굳이 그렇게 억지로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우는 '언러닝(Unlearning)' 아닐까.

'모험의 서'라는 제목에다, 소년소녀 모험만화 같은 책 표지와 삽화에다, 이런 식의 서술까지.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이 책을 쓴 주인공은 손태장이다. 재일교포 3세이자 세계적 투자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동생이다. 형 이름에 가려서 그렇지 그 자신도 초대형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사인 미슬토의 회장이다.

저자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성공의 비결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더니 비상한 두뇌, 남다른 결단력, 엄청난 노력 같은 건 없었다. 왜 비결을 묻고 그 비결이 학교에 있었을 것이라 생각할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적 모험에 나서는 책이다. 자유분방하고 유머와 위트가 넘쳐나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다. 이 모험의 안내자는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이반 일리치 '학교 없는 사회', 필리프 아리에스의 '아동의 탄생', 마르셸 뒤상의 '오후의 인터뷰', 우치무라 간조의 '후대에 보내는 위대한 유산' 같은 명저들이니까.

모험의 서·손태장 지음·김은혜 옮김·위키북스 발행·396쪽·1만8,000원

모험의 서·손태장 지음·김은혜 옮김·위키북스 발행·396쪽·1만8,000원


어쩌면 돈 많고 성공한 아저씨의 이런 이야기부터 언러닝해야 할 것 같은데, 한편으론 한국에서 돈깨나 벌었다는 사람 가운데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싶다. 학교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자기가 정말 궁금한 걸 파고들 때 이런 책도 나올 수 있다는 게 언러닝의 진짜 메시지 같다. 일본에선 발간 즉시 10만 부 가까이 팔린 책이다.

조태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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