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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허위정보 가릴 능력... 어른도 아이도 '미디어 리터러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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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폐해가 갈수록 커지지만, 그나마 아직 다행스러운 점은 대부분 시민들이 사이버 레커(cyber wrecker·이슈마다 나타나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유튜버)를 통한 허위 정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최근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이버 레커가 사회문제"라는데 동의한 응답자는 92%에 달했다. 또 현재의 성인들은 이미 신문·방송·통신 등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교차검증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 유튜브에 난무하는 가짜정보를 쉽사리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언론보다는 유튜브나 숏폼을 통해 대부분 정보를 획득하는 10대 이하 새로운 세대가 기성 세대에 비해 가짜뉴스에 훨씬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디어를 제대로 읽는 능력'을 가르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미 정규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포함한 나라들도 있다. 독일은 16개 주에서, 프랑스는 중학교 필수 교육과정에 포함했다. 미국 뉴저지주도 유치원생부터 교육을 받는다. 한국도 최근 이 교육을 제도권으로 들이려 하는 시도가 한창이다.
지난달 16일 한국일보와 만난 박점희 바론디지털교육연구소 대표(한국미디어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와 남수희 미디어 강사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 정보를 오남용 하거나 부정적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다"며 "5년 정도 이후 정도에 올 상황이라고 예측했던 일들이 최근 1, 2년 사이 급격히 확산됐다"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책임 있게 소화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신문 활용 교육(NIE)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미디어 리터러시와 NIE는 방식이 다소 다르다. 박 대표는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NIE와 달리 리터러시 교육은 모든 미디어 매체 정보를 다루는 참여형 수업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953개 학교에서 2만 7,405명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에게 특히 호응이 높은 것은 '팩트체크' 수업이라고 한다. 예컨대 커피라는 주제를 가지고 각 모둠(조)에 다른 정보(기사)를 제공하면, 자신이 습득한 정보 중 다른 것은 무엇인지 서로 비교해 보고 토론하는 방식이다. 남 강사는 "정보가 생산된 시점, 작성자, 내용 등을 종합하고 팩트체크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며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령기 아이들은 뉴스에 관심이 있을까. "아이들은 뉴스 자체를 잘 안 봐요. 유튜브가 뉴스를 대신하고 있잖아요. 뉴스도 그저 재미의 한 부분인 거죠."
박 대표는 "뉴스를 잘 보지 않으니 오히려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역설이 발생한다"며 "가짜뉴스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분별하는 능력이 모두 높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가 객관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오히려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남 강사는 "디지털 문화 확산에 발맞춘 리터러시 교육 부족에서 비롯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미디어 교육을 경험해 봤다는 부모 비율은 2020년 27.8%에서 지난해 41.8%로 늘었다. 남 강사는 "부모에게 리터러시 능력이 없으면, 아이 역시 리터러시 능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업을 듣는 목적을 정확히 해야 효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터러시 교육은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단순히 학교의 '한 과목'에 기계적으로 편입되어선 안 된다고 두 사람은 강조한다. 박 대표는 "리터러시 수업은 칠판형 강의가 아니다"며 "혹여 평가 방식이 도입돼 되려 시험이나 암기 위주의 교육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과 과정으로 편입하는 문제는 학교 현장과 교사 등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두 사람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길 원하면서, 정작 부모가 디지털 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효과가 있을까요? 이제는 세대 구분 없는 통합형 교육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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