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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5·18 논란' 도태우 공천에 "국민 눈높이 맞게 재검토"

입력
2024.03.11 20:00
수정
2024.03.11 22:3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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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동구 라페스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양=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동구 라페스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양=뉴시스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구 지역구 공천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재검토"를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하면서다. 도 변호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5·18 북한 개입설' 등 과거 발언이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면서 그간 유보적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당 비상대책위원들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도 변호사 공천이 적절한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호남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박은식 비대위원이 '도 변호사 문제를 논의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말을 꺼냈다. 그는 두 달 전 '5·18 폄훼' 논란으로 탈당한 허식 전 인천시의회 의장 사례를 거론하며 "호남지역 당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심상치 않은 기류를 전했다.

이어 김경율·한지아 비대위원이 '도 변호사 공천으로 중도층 이탈이 우려된다'고 가세했다. 반면 일부 참석자는 '공관위에서 이미 의결된 안건을 어떻게 다시 번복하느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윤재옥 원내대표는 공천 재고가 얼마나 실익이 있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지난 8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공천이 취소된 박일호 후보 사례를 근거로 '도 변호사 공천을 취소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박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한 위원장은 "무슨 얘기인지 충분히 알겠다. 도 변호사를 두둔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도 변호사가) 5·18에 북한이 개입됐다고 단정한 게 아니라, 조사해보자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우리 당이 전체적으로 이기는 선거와 관련한 절차를 많이 (진행해)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보자"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그간 도 변호사의 공천 철회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피해 왔다.

하지만 본보를 필두로 관련 내용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한 위원장은 9시간쯤 지나 "공천관리위원회에 도태우 후보 과거 발언 전반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면밀한 재검토를 요청하였습니다"라고 취재진에 문자로 공지했다. 그사이 당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본보 통화에서 "12일 열리는 공관위 회의에서 도 변호사 문제를 다시 논의해 볼 예정"이라고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비대위가 이날 도 변호사 공천 재검토를 의결한 것은 아니지만,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특히 한 위원장이 15일 광주 방문을 앞두고 있는 터라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매듭지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18 유족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5·18을 왜곡·폄훼한 국민의힘 도태우 총선 후보를 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에서는 "극우공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의힘 서진정책이 박살 난 것"(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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