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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오스카 2관왕 '이변'...'오펜하이머'는 7개 부문 '싹쓸이'

입력
2024.03.11 14:30
수정
2024.03.11 1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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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런 감독, 후보 22년 만에 작품상·감독상
남녀주연상은 킬리언 머피, 에마 스톤
'가여운 것들'은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
숨진 영화인 추모 때 이선균 사진 등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아내이자 제작자인 에마 토머스와 함께 '오펜하이머'로 제96회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받은 후 함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아내이자 제작자인 에마 토머스와 함께 '오펜하이머'로 제96회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받은 후 함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4번째 도전으로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2002년 영화 ‘메멘토’로 각본상 후보에 첫 지명된 이후 22년 만이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한꺼번에 받았다. ‘무관의 제왕’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오펜하이머’로 할리우드 정상에 올랐다.

‘오펜하이머’는 1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촬영상, 음악상, 편집상까지 7개 부문 상을 차지하며 올해 오스카 최고 영화가 됐다. 놀런 감독은 ‘메멘토’와 ‘인셉션’(2010ㆍ작품상, 각본상), ‘덩케르크’(2017ㆍ작품상, 감독상)로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한 적은 없다. ‘오펜하이머’는 원자탄 개발을 주도한 미국 핵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의 삶을 담았다.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재캐나다동포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수상하지 못했다.

예상됐던 ‘오펜하이머’ 싹쓸이

남우조연상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왼쪽부터)와 여우조연상의 더바인 조이 랜돌프, 여우주연상의 에마 스톤, 남우주연상의 킬리언 머피가 각자 트로피를 들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남우조연상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왼쪽부터)와 여우조연상의 더바인 조이 랜돌프, 여우주연상의 에마 스톤, 남우주연상의 킬리언 머피가 각자 트로피를 들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이변이 거의 없는 시상식이었다.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오펜하이머’의 싹쓸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11개 부문 후보 ‘가여운 것들’이 맞수로 여겨졌으나 ‘오펜하이머’의 기세가 워낙 강했다.

‘오펜하이머’는 아카데미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지난달 24일)에서 영화 최고상인 캐스트상을 받았다. 2022년과 지난해 작품상 수상작 ‘코다’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도 캐스트상을 수상했다.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공들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 투표로 결정된다. AMPAS 회원 16%가량이 배우다. ‘오펜하이머’는 지난달 10일 미국감독조합상(DGA)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극영화 감독상, 25일 미국프로듀서조합상(PGA)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각각 받기도 했다. ‘오펜하이머’의 제작자는 놀런 감독의 아내 에마 토머스로, 함께 작품상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가여운 것들’은 4개 부문을 차지하며 ‘오펜하이머’의 뒤를 이었다. 여우주연상(에마 스톤)과 분장상, 미술상, 의상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스톤은 ‘라라랜드’로 2017년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2번째 수상이다. 그는 ‘가여운 것들’에서 어른 몸에 아기의 정신을 지닌 여성 벨라를 연기했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에서 명문 사립학교의 주방장 메리를 연기한 더바인 조이 랜돌프가 수상했다.

일본 영화 2관왕 기염… 이선균 추모하기도

일본 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특수효과팀이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받은 후 고질라 모형과 트로피를 함께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일본 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특수효과팀이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받은 후 고질라 모형과 트로피를 함께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각본상은 프랑스 영화 ‘추락의 해부’의 감독 쥐스틴 트리에가 연인 아르튀르 아라리와 함께 받았다. 각색상은 영국 영화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차지했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국제장편영화상도 품에 안았다.

일본 영화는 트로피 2개를 가져가는 이변을 연출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은퇴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2003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2번째 수상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고령(83세)을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했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특수효과상을 받았다. ‘고지라’(1954) 개봉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다.

지난해 숨진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행사에서는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음악감독 사카모토 류이치, 배우 라이언 오닐, 톰 윌킨슨 등과 함께 고 이선균의 사진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카데미는 매년 한 해 동안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의 삶을 기린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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